왜 엄마는 나에게 명품 시계를 사줬을까?

엄마가 준 롤렉스 시계, 오늘 나는 내 시간을 가치있게 보내고 있을까?


 얼마 전에 어머니께서 손목시계 한 개를 선물해주셨다. 어머니 동창이 수입 병행 일을 하고 있어 명품 시계를 싸게 샀다고 말씀하셨다. 진짜라면 가볍게 수천만 원에 이르는 제품이라 무척 당황했었는데, 다행히 진짜는 아니라고 웃으며 덧붙이셨다. 당연히 우리 집은 손목시계 한 개에 그 정도로 쓸 여유가 없었다.


 어머니께서 사주신 시계는 로렉스(Rolex) 사의 '백통'으로 불리는 시계였다. 인터넷으로 조금 검색을 해보니 백금 시계의 가격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비록 진짜는 아니더라도 제법 급이 높은 제품이라고 하셔서 조금 부담스러웠다. 비록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라고 해도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나는 여태껏 2010년도에 재수할 때 구매한 수능 시계를 차고 다니고 있다. 카시오 수능 시계는 내구력도 좋은 데다가 디자인도 좋아서 다른 시계가 딱히 필요 없을 정도다. 검은색 밴드에 흰색 문자판이 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고 해도 전혀 손해 보는 느낌이 아니다. 디자인도 심플하고, 무게도 가벼웠다.


 하지만 이번에 어머니께서 주신 로렉스 시계는 제법 무게가 있는 데다 디자인도 깔끔해서 '나 명품이야!'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평생 명품과 인연 없이 살아왔는데, 갑작스럽게 이런 시계를 받으니 당황스러웠다. 나는 어머니께서 나에게 이러한 시계를 주셨는지 그 의미를 잠시 곱씹어 보았다.



▲ 기존에 끼던 수능 시계



▲ 어머니께서 준 Rolex 시계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재력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24시간만 주어진다. 우리의 삶은 그 24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내일이면 과거일 오늘은 바로 기적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늘 시간을 가장 현명하게 써야 한다고 말한다. 어릴 적 학교에서도 '시간은 금이다.' '지금 네가 놀고 있을 때, 친구의 페이지는 넘어가고 있다.' 등의 학급 교훈을 통해서 시간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렇듯 시간은 국경, 성별, 세대를 막론하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오늘을 낭비하지 않고 살려고 해도 그 일은 쉽지 않다. 우리가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 두 번째는 오늘 시간을 투자하는 데에 반드시 꿈이나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아무런 기대치가 없다면, 우리는 그냥 시간을 버리고 있을 뿐이다. '나는 할 수 없을 거야.'라는 열등감 속에서 나를 가두는 행위는 오늘 우리의 시간을 가장 무의미하게 버리는 행동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이지만, 누구나 24시간을 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우리가 사는 헬조선은 빌어먹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에게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먹고 사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항상 시간을 소비하게 하고, 우리는 '돈이 있어야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편견을 깊숙이 가지게 되었다.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바라보며 사는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꿈에 불과하다.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다. 지금 우리가 사회에서 강요하는 과정보다 오로지 결과만 바라는 어긋난 사회적 가치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리고 말았다.


 나도 그런 걸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성장문답>에서 송길영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젋은 대학생이나 청년들은 탐색의 과정에 시간이 걸리니까 낭비다, 혹은 없다고 말한다. 4학년이니까. 그게 어떤 거냐 하면, 목표가 나중에 나오는 성과라면 그 기간을 줄이고 싶어 하는 거다. 예를 들어서 내가 원하는 건 얼마를 버는 건데, 그 얼마를 버는 게 목표가 되는 순간 10년 하면 힘든데 3년이 되면 좋은 거고, 20년이 되면 안 할 거야. 그렇게 되어버린다. 즉, 과정이 목표가 아니라 결과가 목표가 되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인생은 길다. 나도 길지만, 젊은 사람은 더 길어질 것이다. 지금의 1, 2년이라는 것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1, 2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다. 그게 아니라 내가 하는 행위가 내 평생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깊은 숙고라면, 그것은 굉장히 긴 시간일 수도 있다. 고민을 좀 더 깊게 하는 게 필요하다.



좋아하는 걸 하라고 말하는 이유가 어떤 걸 하더라도 10년 정도는 해야 내가 전문가가 된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내 손발을 마음대로 쓸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러워지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좋아하지 않으면 중간에 그만둘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해보면 확률이 높아지고, 좋아하지 않는 걸 하면 꾸준히 하지 않을 테니까 확률이 제로에 가까워진다."


 나는 송길영 대표의 말을 통해 지금 보내는 시간의 의미를 곱씹어보았다. 우리가 보내는 오늘이라는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 때 가치를 지니는 법이다. 그런데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면서 어떤 기대도 하고 있지 않다면 과연 가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짧은 기간 내에 꿈(목표)을 성취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생은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무조건 '노오오오오력을 해야 한다.'는 말하고 싶지 않지만, 적어도 그 정도의 각오를 가지고 하고 싶은 분야에 매달려 보는 끈기가 필요하다. 투자 없는 성공은 없는 법이니까.


 <떠나기 전에 나를 깨워줘> 책을 읽어보면 이런 글이 있다.


만약 아직도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면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착실히 하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지금 걷고 있는 길을 열심히 걸어가라. 살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모르니 항상 주변 사람들을 친절히 대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면 무엇이라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라. 짙은 안개 속에서는 불과 몇 미터 앞도 분간하기 힘들다. 그러나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안개는 어느새 사라지기 마련이다.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안개가 걷히기 기다린다면 당신의 엔진은 영원히 멈춰버릴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가 잠시 멈춘 게 아니라 계속 멈추고 있다면, 우리는 영영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 오늘 우리가 아무런 일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시간은 흘러가고, 시계의 시곗바늘은 다음을 향해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다. 한번 지나가버린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미움 받을 용기>는 "낙관적이어야 한다.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를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 현재인 '여기'만을 보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냥 허울 좋은 말일 수도 있지만,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과거를 후회하며 지금 여기를 등한시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에는 이런 글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부정적으로 보고, 불만스러워하며,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할지, 아니면 곤란한 조건과 요구라도 자신을 성장시켜줄 절호의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도달하는 곳은 너무나 달라진다. 그것은 일도 그렇지만, 인생도 마찬가지다."


 오늘 우리가 보내는 시간과 오늘 하는 일을 어떻게 여기는지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고 해서 아무런 기댓값도 품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낼 뿐이다.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도 나름의 목표와 기댓값을 가지게 되면, 우리는 점점 능동적으로 삶을 살게 된다.


 능동적인 삶은 곧 시곗바늘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시곗바늘이 흘러가는 시간만큼 열심히 무언가를 실천하는 삶이다. 자신만의 이유를 가지고 오늘을 가치있게 보내는 일은 오늘 하루를 무엇보다 가치있게 만드는 일이다. 오늘 당신은 지금 여기를 어떻게 여기며 보내고 있는가?


 나는 어머니께서 명품 시계를 나에게 등급은 낮아도 명품 시계를 주신 이유가 '내가 명품만큼의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진짜 명품 시계는 차지 못하더라도 진짜 명품만큼의 가치 있는 시간은 누구나 보낼 수 있다. 그러면, 진짜 명품 시계를 찰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이 글을 쓰는 나와 오늘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시간이 그 미래를 위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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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 2017.04.24 11:58 신고

    순간순간 얼마나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나 생각하고 갑니다.
    그저 시간이 빠르다는 한탄만 하다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닌지.....
    좋은 글을 통해 잠시나마 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네요.

    • 2017.04.25 09:47 신고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 2017.05.24 13:34 신고

    롤렉스 5만원짜리 차고 다녔는데
    3일만에 초침이 튀어 나오더라구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

    • 2017.05.24 22:45 신고

      저는 그 정도의 제품은 아니라서 ㅋ
      아직 잘 쓰고 있습니다~ 매일 흔들지 않으면 멈추는 게 조금 흠이지만

  • 롤렉스 흑콤
    2017.07.18 18:31 신고

    진짜는 아니라면, 짝퉁이란 말씀인가요? 아무리 짝퉁이 잘나온다지만... 짝퉁은 짝퉁입니다. 시계마감이나 성능이 떨어지고 빨리 고장날 확율도 매우 높습니다....차라리 상대적으로 저렴한 세이코나 시티즌같은 일본 명품시계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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