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대로 허지웅이 말하는 좋은 어른과 내 삶

말하는 대로 허지웅이 털어놓은 고백 속에 담긴 좋은 어른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어갈 때마다 '나는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책임질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 당당하게 책임지며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내 모습을 돌아보면 나는 아직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나이는 28살이나 되는데도 대학 등록금 하나 혼자 감당하기 어렵고,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면서도 더 나은 내가 되지 못한 것을 곱씹는다.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좋은 어른이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나보다 먼저 고민한 사람의 이야기를 지난 1일 <말하는 대로>를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지난 1일 <말하는 대로>에는 허지웅이 또 한 명의 버스커로 출연했다. 나는 그의 이름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말하는 대로>에서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하면서 '좋은 어른과 내 삶'이라는 주제를 감명 깊은 이야기로 전했다.


 그는 "저는 운이 없어서 좋은 어른을 많이 못 만났다."라고 말하면서 <말하는 대로> 무대를 열었다. 어릴 적에 아버지가 가정 사정으로 일찍부터 옆에 없었던 터라 19살 이후로는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했다고 고백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너무나 흔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편부모 가정. 우리나라에는 이런 가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집안 사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계속 법적인 문제를 일으킨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를 제외한 세 식구가 따로 살기 전까지 우리 집은 웃음조차 쉽게 지을 수 없었다.


 나는 어릴 때 그 백해무익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절대 저런 어른이 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몇 번이고 아버지의 추한 짓을 나도 모르게 한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었고, 혼자 힘으로 살지 못한다는 데에 괴로워했다.


 <말하는 대로>의 허지웅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겪은 너무나 흔한 이야기가 머리를 그렇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어릴 적에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루 3개씩 하면서 학비, 등록금, 생활비, 집세 등을 마련하면서 살았다. 이는 말로 하는 것만큼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그중에서 판매하는 일이 언급하며 그 당시 청년 세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부장님을 무척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이후 이어진 그의 충격적인 사건의 고백은 안타까운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그가 처음으로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뒤통수를 친 것이다.


 그 부장님은 모든 직원의 두 달 치 월급을 도망쳤었다고 한다. 당시 너무나 절망적이었는데, 부장님을 겨우 찾아내서 들은 "너도 나이를 먹으면 이렇게 될 거다."라는 말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극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그는 이런 사람을 롤모델로 생각했다는 게 너무나 부끄러웠다고 한다.



 "너도 나이를 먹으면 이렇게 될 거다."라는 말. 아주 단순한 말이지만 이 말은 우리가 똑바른 사람으로서 성장하지 못하면 언젠가 겪게 될 말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들은 말 중에서 "어쩜, 그렇게 네 아빠랑 똑같냐!?"라는 말이 가장 가슴을 쑤셨다. 내가 정말 삶을 잘못 사는 것 같았다.


 나는 절대 그렇게 되지 않고자 저항했다. 그 저항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한때는 '도대체 내가 왜 이런 부모님을 만나서 가진 것 없이 고생하며 살아가야 하나?'고 원망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주변에는 나와 조금만 상황이 다르지, 어렵게 살아가는 친구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천 권이 넘는 책을 읽고, 애니메이션으로 꿈을 보며,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지 모를 내 삶을 바꾸고 싶었다. 현실만 탓하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보다 온전한 어른이 되어 내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허지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록키'를 예로 들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 <록키>의 주인공 록키는 챔피언에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챔피언과 싸워서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15라운드까지 버티며 두 발로 서 있었고, 그는 자신의 인생 처음으로 자신의 힘만으로 이루어냈다는 것을 기뻐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온전히 내 힘만으로 버티고 살 수 있다면, 나 자신도 저렇게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허지웅에게 있어 '록키'라는 영화는 무너질 뻔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나에게 책과 애니메이션이 있었다면, 허지웅에게는 '록키'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는 그 영화에 등장한 '록키'를 훈련시켜준 '미키'라는 관장이 선택한 다음 세대를 위한 가치 전달이 좋은 어른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록키'라는 영화는 단순히 삶을 일으켜준 것만이 아니라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그에게 전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배운 것을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와 함께 <말하는 대로>에서 전했다. 어쩌면 그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어른'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는 자신의 버스킹을 마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상한 글과 말로 나이 들어 가는 걸 발견하시게 된다면, 뒤에 다가와서 뒤통수를 때려주세요. 그리고 '<말하는 대로>, 나 그때 봤어요! '라고 말씀해주세요."


 이미 그는 좋은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인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가치를 전달한 허지웅의 <말하는 대로> 버스킹. 이번에 처음 그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번 이야기를 통해 그가 가진 깊이를 이해할 수 있어서 멋진 시간이었다.


 나는 아직 나이에 비해서 '어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너무나 부족하다. '대학생'이라는 이름표를 늦게까지 가지고 있는 탓에 아직은 사회의 냉정한 비수를 가까스로 피하고 있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부디 이 글을 쓰는 내가 허지웅처럼 힘이 닿는 한 글을 쓰면서 '좋은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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