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트럼프 정권과 대선을 앞두고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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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세계회가 남긴 빛과 그림자, 정유년 대선을 앞두고 읽어야 할 경제 도서


 우리는 모두 초등학교 시절에 도덕과 사회 수업을 통해서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고, 누구나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된다.'는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는 미처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지 않고, 누구나 인간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걸 배우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성적으로 인한 차별은 이미 아이들 내에서 차별이 무엇인지 알게 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소득 격차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아이들의 차별 또한 점점 높고 비인간적인 형태가 되어간다. 우리 사회에서 몇 번이고 본 불평등으로 인한 문제는 이미 가정과 초등학교에서 시작한다.


 최근 한국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를 불태우며 연일 강행군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젊은 세대가 바라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모습은 썩 달갑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으로 큰 씨름을 앓은 새누리와 바른 정당 측만 반기문 바람에 편승하기 위해서 아우성칠 뿐이다.


 왜 우리 젊은 세대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썩 달가워하지 않은 걸까?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그가 젊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벌써 나이가 70을 넘었고, 그의 정치관 또한 구형이라 요즘 젊은 세대가 바라는 정치를 말하기에는 괴리가 있다. 만약 그가 미국의 샌더스 같은 인물이면 모를까, 그는 전혀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얼마 전에 그는 대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나는 6살 때 6.25가 나서 땅바닥에서 공부했었다. 여러분들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것을 당연시 여겨서는 안 된다. (중략)...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도 있다." 등의 말을 하며 과거 새누리당에서 말한 '노오력'을 또 한 번 강조했다.


 여기서 왜 우리 젊은 세대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썩 달가워하지 않는지 두 번째 이유를 볼 수 있다. 그는 한국 현실을 아직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다. 말 그대로 그는 뉴스를 통해서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대학생들의 생각 방식을 문제 삼았다. 결국, 그의 주장은 '꼰대'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이미 지나치게 불평등이 커져 있다. 사람들은 이재명 성남 시장처럼 불평등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고, 기성 정치에 대해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그러나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은 전혀 그런 인물이 되지 못한다. 정치관은 고리타분하고, 불평등은 개인의 문제로 본다.


 그래서 우리 젊은 세대는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을 지지할 수 없는 거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불평등 속에서 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일을 흔하게 겪은 우리 세대는 더는 '노오오력하면 된다. 젊어서 하는 게 고생이고, 경험이다.'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불평등, 그리고 불평등 해소. 이 두 단어는 올해 우리나라에서 치러질 대선에서도 큰 단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미국다운 미국'을 외치면서 당선이 되었는데, 그가 주장한 것은 미국 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통해서 미국인의 소득을 늘린다고 말한 거다.


 우리는 트럼프의 주장을 통해서 '불평등'이라는 단어가 더는 자국의 문제로 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전 세계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진출하여 사업을 일으키거나 노동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불평등은 해소될 듯이 보이다가 격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국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우경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영국의 브렉시트 또한 그 움직임의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도 최순실 사건 이후 잠잠해지는 것 같았던 극우 세력들이 다시 한번 태극기를 엉뚱한 사상으로 흔들고 있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불평등을 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볼 수 있는 책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는 앞에서 이야기한 정치적 사안과 함께 불평등을 심도 있게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불평등을 좁은 개념이 아니라 글로벌 불평등수준에서 접근하면서 국가 내 불평등과 각국의 중위소득 간 격차로 나뉘는 글로벌 불평등을 다룬다. 꽤 복잡한 책이었다.


 저자는 책의 의도를 이렇게 말한다.


사실 세계화가 본질적으로 양면선을 띤다는 것이야말로 내가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다. 독자들도 세계화에 긍정적인 힘과 부정적인 영향력이 있다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긍정적'으로 보이는 측면을 접하더라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그 뒤에 '부정적인' 영향력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반대로 '부정적' 영향력에 관해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모든 장점'과 '단점'의 본질을 이해하고 비교 검토하며 최종 분석을 통해 각각의 장점과 단점에 주관적인 가중치를 둔다면 세계화에 대한 자기만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다. (본문 47)


 우리가 말하는 불평등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일 먼저 우리가 쉽게 언급하는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이다. 누군가는 연봉 1,300만 원대의 일자리를 통해서 간간이 먹고 살지만, 누군가는 연봉 10억대의 자리에서 그 금액이 상상조차 가지 않을 소비를 하며 산다. 여기서 느끼는 박탈감은 엄청 크다.


 그러나 능력주의가 짙은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우리는 이러한 결과를 '개인의 노력에 의한 결과'로 치부할 때가 많다. 확실히 개도국이었던 한국은 과거 그런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소득 불평등은 단순히 능력주의를 넘어섰다. 부를 세습할 뿐만 아니라 끼리끼리 결합까지 하고 있다.


 국가 내 불평등은 이러한 현상을 통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각 나라의 슈퍼리치 그룹은 나라가 불경기에 빠지더라도 흔들림이 없다.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아직 '개인의 문제'라고 불평등을 취급하는 사람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겠는가. 좋아하는 건 기득권뿐이다.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에서는 '쿠즈네츠'라는 이름이 자주 나온다. 저자는 쿠즈네츠 가설과 쿠즈네츠 파동으로 여러 경제 상황을 해석한다. 쿠즈네츠 가설은 소득 수준이 매우 낮을 때는 심하지 않던 불평등이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증가하다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다소 감소한다는 것이다.




 언뜻 얕은 경제지식으로 그 말이 맞는 것 같지만, 오늘날 우리 세계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을 보기 위해서는 이 이론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저자 또한 책을 통해서 쿠즈네츠의 가설에 대해 반론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최근에 일어난 일은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고 표현한다.


 저자는 평균소득이 꾸준히 상승하는 사회의 불평등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예시를 말한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조금 읽기가 어려웠는데, 모르는 부분은 검색을 통해서 읽어가야 책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경제 상황을 설명하며 정치를 말하는 부분은 굉장히 공부가 되었다.


 경제를 말하는 데에 있어 정치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정치와 경제 문제를 말하기 위해서는 자국에 한정하지 않고, 세계화의 흐름을 통해 중국과 미국 시장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의  상황까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 분야에 굉장히 이상적인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도 경기 불황 속에서 글로벌 경제 불평등은 쉽게 브레이크를 밟지 못할 것이다. 한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호주와 미국, 캐나다 같은 나라의 이민을 꿈꾸며 시민권을 통한 특권을 얻기 위해 노력할지도 모른다. 승자 독식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화 속에서 격차는 더욱 커질지도 모른다.


 오늘날 한국은 정치나 경제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기점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고. 현재 극우 세력이 주장하는 계엄령을 통해서 또 한 번 나라가 혼란의 도가니에 빠질 수도 있다. 과연 이렇게 경제와 정치가 불안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나는 이 책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를 앞으로 불평등을 고민하고, 정치와 경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냥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지만,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더욱 커질 불평등에 대한 정의 문제는 우리에게 큰 과제로 남을 테니까.


 불평등 속에서 묵묵히 책 읽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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