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어벤져스 수현이 말하는 멈춤이 필요한 이유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잠깐 멈춰도 괜찮아


 지난 1월 4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시사회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보고, 그날 돌아오기 위해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김해로 오는 고속버스를 탔었다. 새벽 4시 30분이 되어 김해에 도착했는데, 새벽에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지나치게 속도를 밟는 듯한 고속버스는 덜컥 겁이 났었다.


 어머니께 그날 새벽 고속버스가 너무 무서웠다고 말씀을 했더니, "고속버스는 시속 100Km 이상 못 밟게 되어 있다. 이모부도 그 이상 밟고 싶어도 못 밟는다고 하더라."고 말씀하시며 쓸데없이 내가 겁이 많다고 핀잔을 주셨다. 밤 길이라 착각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때 나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갔다가 KTX를 타고 밤 11시 30분이 넘어 부산 구포역에 내리면, 종종 김해로 오는 택시를 탈 때도 있다. 그때도 당연히 늦은 시간이라 택시는 쌩쌩 달리는데, 택시를 타고 있으면 '이렇게 빨리 가도 괜찮은 건가?'는 걱정을 할 정도로 빠르게 달린다. 그때와 똑같은 기분을 4일 새벽에 느꼈었다.


 때때로 우리는 목적지에 빨리 가기 위해서 택시 기사 아저씨께 "조금만 속도를 올려주세요."라고 말하거나 거북이처럼 느리게 가는 버스 안에서 답답한 마음을 품을 때가 있다. 그런데, 막상 지나치게 속도가 빠르면 빠른 대로 우리는 '이거 정말 괜찮은 걸까?'는 걱정을 하게 된다.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가?


 우리는 빨리 가고 싶어 하면서도 너무 빨리 가면 두려움을 품게 된다. 나는 단순히 새벽녘에 탄 버스와 택시만 아니라 우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삶에서 빨리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빠르게 한 성공은 경험이 부족해서 헤어나오기 힘든 실패를 겪을 수도 있다.


 즉, 우리의 삶에는 언제나 적절한 속도가 중요하다. 어제(11일) 방송된 JTBC <말하는 대로>에는 세 명의 버스커가 출연하여 '멈춤과 비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 명의 이야기를 모두 소개하고 싶지만, 오늘 여기서는 <어벤져스2>를 통해 우리에게 이름이 익숙해진 배우 '수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는 <어벤져스2>를 보지 못했기에 그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어벤져스2> 오디션에 합격하여 한국이 배우로서 함께 한다는 소식을 기사로 읽은 적이 있다. 그녀는 버스킹 자리에 오르면서 "어벤져스 수현은 잠시 제쳐두고,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배우 수현은 현재 헐리우드 배우로 활약하고 있기에 그녀가 처음부터 배우를 꿈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우연찮게 손에 넣게 된 것을 알고 굉장히 놀랐다. 처음 그녀가 대학생 시절에 목표로 한 꿈은 미디어 분야 쪽으로 진출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2005년 국제 슈퍼 모델 대회가 있다는 것을 그녀의 어머니가 우연히 알게 되었고, 어머니가 그녀에게 한 번쯤 도전해볼 것을 권유했다. 그녀는 그 대회에서 우승하면 전문 모델로 활동할 수 있는 일종의 자격증이 생긴다고 생각해 출전했고, 그 순간은 최선을 다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대회에서 우승한 그녀는 우연히 그 대회를 본 어느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아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었고, 이윽고 자신이 처음 가고자 했던 분야가 아닌 곳에서 살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충분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지만, 그녀는 문득 주변을 둘러보며 낯섦을 느꼈다.


 원래 가고자 했던 길과 너무나 다른 길을 어쩌다 보니 걷게 된 그녀는 자신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다음에는 또 뭐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없었던 그녀는 도중에 활동을 모두 멈추고, 3년간 고민을 하면서 자존감이 곤두박질치는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 그녀는 여동생으로부터 "차인표 선배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NGO에 나가서 활동을 해보는 건 어때?"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녀는 여동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작한 NGO 활동을 통해서 지금의 인생 친구를 만날 정도로 큰 힘을 얻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보낸 3년이라는 시간은 자존감이 곤두박질쳤던 시기이기도 하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처음 목표로 했던 길과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지금의 내가 이 길을 걷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고 생각하며 멈췄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 걷기 시작했다.


 불분명했던 '왜?'라는 이유에 임시적이라도 답을 마련해놓은 덕분에 그녀는 차례차례 새로운 꿈도 생겼다. 이후 그녀는 더 다른 무대를 체험하기 위해서 같은 소속사의 다니엘 헤니가 오디션을 보던 헐리우드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분노의 질주>라는 작품에 좋은 평가를 받으며 활로를 열어갔다.


 어떤 미국 드라마 감독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있을 때, 그녀의 소속사 사무실로 의문의 대본이 오게 된다. 그녀는 어떤 대본인지 몰랐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어 그 대본의 오디션에 지원했다. 바로 그 오디션이 <어벤져스2> 오디션이었고, 그녀는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며 굉장히 오디션을 잘 봤다.


 하지만 그때까지 한국에서 이름이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내 것이 아니더라도 칭찬도 받았고, 즐거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자신이 선택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미국 드라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는 경사까지 겹쳤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제 인생은 많은 올라감과 내려옴이 있었습니다. 늘 내면을 돌아보게 했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지금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저 불안해하기보다 내일을 기대합니다. 때로는 멈추는 불안함이 더 멀리, 더 오래 날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벤져스2>를 통해 본격적으로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린 배우 수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멈춤이 뒷걸음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간임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쓰면서 "내 꿈은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나 또한 그녀와 비슷한 시간을 보낼 때가 적지 않았다.


 때때로 주변에서 "넌 일찍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블로그를 운영한 7년이라는 시간이 있었기에 '이 일을 내 평생 꿈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었고, 지금도 종종 '지금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걱정을 한다. 역시 '경제'라는 현실적인 부분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여기서 꿈을 접고 싶지는 않다. 블로그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올해의 목표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서 문을 두드려보고 있고, 수현의 말대로 내일은 어제보다 더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한다. 그것이 바로 나로서 내 인생을 살아가는 일이 아닐까?


 나는 앞으로도 블로거로서 길을 걸으며 더 넓은 세계를 만나기 위해 용기를 내어 조금씩 바깥으로 발을 옮겨볼 생각이다. <어벤져스2>에 출연하고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배우 수현처럼 누구나 인정하는 '성공한 사람'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공의 진정한 의미는 내 삶을 사는 것이다.


 비록 배우 수현과 내가 서 있는 무대는 다르지만, 그곳에서 주인공으로 내 삶을 살 수 있다면 모두에게 가치 있는 시간과 꿈이 아닐까? 우리는 많은 꿈을 꾸고, 많은 실패를 하고, 많은 방황을 한다. 그 사이에 도저히 앞을 볼 수 없어 멈출 때도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이 나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와 이 글을 쓰는 나, 그리고 나라는 존재를 알지 못하는 <말하는 대로>에 출연한 배우 수현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나를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내가 뭐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든다면,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나를 위한 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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