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도쿄로 향한 그 날, 후지산을 보다

한일 학생 관광 교류 촉진 프로젝트 5일째, 오사카에서 도쿄로 떠나던 날


 23일 아침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오사카에서 겨우 이틀을 머무는 일은 다소 아쉬운 일이지만, 도쿄로 간다는 일은 굉장히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도쿄는 아키바하라를 비롯해서 여러 멋진 장소가 있으니까!


 오사카에서 도쿄로 가는 이동 수단 또한 신칸센을 탔다. 한두 번 타기 어려운 신칸센을 이렇게 두 번이나 타는 건 제법 즐거운 일이었다. 특히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하는 신칸센을 타면 후지산을 볼 수 있어서 '꼭 사진을 찍어야지!'라는 각오를 다졌다.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런 장면을 여러 번 봤었다.


 예를 들면, <케이온>이 그렇다. 이미 추억의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렸지만, <케이온>에서 신칸센을 탄 유이가 후지산이 보인다는 말을 듣고 "나도 후지산!"이라고 말하며 창문에 붙었다가 과자를 쏟은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역시 내 기억과 시각은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웃음)


 처음 신칸센을 탈 때는 날씨가 다소 흐려서 후지산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날씨가 개면서 일본 열도 위에 그려진 무지개를 시작으로 후지산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구름이 산꼭대기에 놓인 후지산의 모습은 "오오! 이게 소문의 후지산! 굉장해!"라는 감탄이 나왔다.








 도쿄에 도착하니 오사카보다 꽤 기온이 낮아졌지만, 그래도 패딩을 다시 꺼내서 입을 정도로 춥지는 않았다. 도쿄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는데, 그 과정에서 일본 천황이 머무르는 천궁을 스쳐가며 보기도 했다. 천궁을 보며 카와하라 레키 <액셀월드>의 제성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천궁을 보면서 도착한 호텔은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작은 호텔이었다. 이름은 호텔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지만, 한국으로 치자면 조금 좋은 모텔 정도의 레벨이었다. 이 호텔에서는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고,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는 담배 냄새가 너무나 강렬해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했다.


 물가가 비싼 도쿄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짝 아쉬움도 있었다. 이렇게 강한 담배 냄새에 괴로워하는 것도 잠시, 도쿄의 목적지인 아토미 여자 대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으로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 교류 프로젝트를 하는 아토미 여쟈 대학은 설렘이 약간 있었다.


 아토미 여자 대학에서 일본 농수산업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다나카 카이에치 씨의 짧은 강연과 장미를 식료품으로 개발하여 창업한 한 여성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장미를 식용으로 먹는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으로 들었는데,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지금의 일을 성공한 게 인상적이었다.










 이번 특별강연에서는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 일본이 노력하는 부분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한 입 더 쌀을 먹는 것'이라는 프로젝트로 활용하는 여러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참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한국 또한 식량 자급률이 계속 내려가서 큰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쌀 생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 트랙터를 끌고 서울로 올라가는 농민들의 이야기가 언론에 비쳐진 적이 있는데, 한국의 농업 종사 인구의 감소와 함께 서구화한 식습관의 변화로 닥친 농업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격하게 말하면 '식량 식민주의' 위험까지 있다.


 그래서 최근에 드론을 비롯하여 AI 기능이 달린 첨단 농업 기계를 보급하기 위한 시도도 있지만, 아직 한국은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 애초에 자본이 부동산 위주로 움직이는 동시에 검은돈이 사회를 좀먹고 있으니까.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그나마 나아 보였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들은 아토미 여자 대학원의 특강을 들었다. 강의가 다소 짧기는 했지만, 의미있는 강의였다. 강의가 끝난 이후에는 작은 공간으로 이동하여 아토미 여자 대학원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환영회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역시 나를 제외한 다른 학생은 모두 적극적으로 활동을 즐겼다.







 나 또한 즐겁게 적극적으로 일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마음과 달리 역시 말을 먼저 적극적으로 걸면서 여러 이야기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한쪽에서 열심히 입으로 음식을 옮기기만 하면서 크고 작은 리액션을 하는 게 전부였다. 참,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웃음)


 그래도 여기서 참여한 일본관광연구부에 근무하는 한 분과 명함을 교환하면서 짧게 이야기를 나눈 건 멋진 기회였다. 그분은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바로 군대를 다녀온 후에 일본으로 거쳐오면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짧은 시간 동안 한일 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친해질 수 있다는 말이 옳은 것 같다. 나는 예외로 하더라도 모두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말 즐거워 보였다. 그 모습을 카메라로 잠시 담다가 '나는 도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걸까?'는 기분에 잠시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말이다. (쓴웃음)


 그곳에서 이야기를 듣다가 너무 소리가 커지자 잠시 밖에 나가서 휴식을 취했다. 역시 이렇게 조금씩 어울리며 웃을 수 있어도, 그 장소가 너무 소란스러워지면 있기 힘들어지는 게 아직 발전하지 못한 점이다. 좀 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환영회를 즐긴 이후에는 도쿄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아토미 여자 대학원의 포인트에 올라가서 야경을 감상했다. 이 야경 감상이 23일 일정의 공식적인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정말 여러 이유로 피곤이 쌓인 하루였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눈과 귀로 듣는 일은 제법 즐거웠다.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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