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움, 여자다움, 그리고 대통령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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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북 18호를 통해서 만난 편견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


 오늘 나는 땡스북 18호를 펼쳐서 읽었다. 두 달 만에 만나는 새로운 땡스북 18호의 키워드는 남자와 여자였다. 문득 이 키워드를 보고 나서 나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남녀차별과 함께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뽑힌 도널드 트럼프가 말하는 여성 혐오에 대한 발언 등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언제나 남녀평등의 가치를 외치고 있지만, 남녀평등으로 가는 길은 아직 너무나 멀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남녀 혐오 이야기가 강하게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이 일은 시간이 지나서 잊혔을 뿐, 남녀혐오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땡스북 18호를 펼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글을 만났다.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이나 드라마가 행복한 결말로 끝날 수 있는 이유는 결혼 이후를 다루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현실에서는 많은 부부가 대화의 어려움을 겪으며 불행을 이어가니 말이다. 비단 결혼한 사람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직장 내에서 남겨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서로에 대한 비뚤어진 생각은 상대방을 비하하는 말이나 시선, 성범죄까지 이어지고 있다. (본문 15)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이나 드라마가 행복한 결말로 끝날 수 있는 이유는 결혼 이후를 다루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 나는 이 말에 굉장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우리는 현실을 알기 전에 이상과 낭만을 꿈꾸는 연애를 좋아하지만, 현실인 함께 사는 생활은 항상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하고도 오랫동안 잘 사는 가정이 많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는 가정도 그에 못지않을 정도로 많다. 한국의 이혼율이 높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아는 사실이다. 이혼을 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남녀 간의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결혼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땡스북 18호, ⓒ노지


 이제 우리는 '남자는 어떠해야 한다' '여자는 어떠해야 한다'는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의 의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아직 이런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면, 분명히 그 편견은 앞으로 당신이 할 연애와 결혼 생활, 나아가서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도 이득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다움'은 무조건 편견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움'은 종종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 어떤 인물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어떤 자리에 앉을 때 '다움'을 통해서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규범적 장치가 될 수 있다. 땡스북 18호의 14쪽에는 이런 글이 실려있다.


어느 날 친구는 아들의 장난감을 고치던 중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 갑자기 자신의 어바지가 하신 일들이 무엇인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가각한 것이다. 시골에 계신 아버지를 향한, 잠자고 있는 아들 녀석을 향한 정동(정동)이 함께 일어났다. 그렇다면 친구와 내가 경험한 그날의 자각은 무엇일까? 말해보자면 그것은 '다름'을 넘어선 '다움'의 자각이었다. '아버지다움'의 요청에 기꺼이 응할 때 경험하는 호의적인 자의식이었다. 친구와 내가 가지게 된 책임의식은 다름을 넘어서는 '다움'의 문제이다. 기꺼이 '아버지다움'의 길에 서려는 자의식이다. 그리고 그 아버지다움은 당연히 아내만의 고유한 '다움'을 존중하고 배려하게 된다. (본문 14)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으로 갈등을 빚을 수도 있지만, 그 '다움'에 있는 책임감을 통해서 우리는 존중과 배려를 배울 수도 있다. 아들의 장난감을 고치다가 문득 아버지가 생각나 '아버지다움'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 다른 '다움'을 떠올렸다.


 바로, 오늘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논란이 되는 '대통령다움'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의 최씨 일가와 빚은 사건에서는 '대통령다운 모습'을 조금도 볼 수 없었다. 가장 큰 책임감과 자의식이 필요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어느 하나 갖고 있지 않았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대통령다움'을 보이라고 말하면서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여전히 '내가 뭘 잘못했느냐?'라며 오기를 부리며 국민과 정면으로 싸울 의사를 나타내면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대통령에게 '대통령다움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다. 촛불집회 현장에 나가면 중학생도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심지어 초등학생도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오로지 대통령만 답을 아직 답을 모른다. 그리고 대통령 바라기로 있는 몹쓸 정치인과 진실을 보지 않는 일부 극우 세력만 외면할 뿐이다.


ⓒ오마이tv


ⓒ오마이tv


 다움. 어떤 다움은 편견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다움은 존중과 배려를 만들기도 하고, 어떤 다움은 책임감을 요구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을 챙겨야 하는 입장에 있을수록 다움의 책임감은 무거워진다. 하물며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 대통령다움이 가지는 무게는 얼마나 무겁겠는가.


 만약 그 다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면, 그 다움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면, 당연히 그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 오늘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움'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다운 모습은커녕, '역시 여자는 안 된다'는 편견을 키우고 있을 뿐이다.


 남자와 여자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시작한 땡스북 18호. 불과 몇 장을 지나지 않아 나는 여자와 남자의 다움이라는 의미를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땡스북 18호를 읽으면서 만난 책과 사람의 사는 이야기, 다움을 넘어서 함께 어울리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오늘이기에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나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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