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기자회견에서 나는 진짜 정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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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회견에서 질문 하나 없던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된 문재인 기자 회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광화문 광장 100만여 명의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12일 광화문 촛불집회 이후 민심은 점점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야당 내에서는 잠시 분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갑자기 예정에도 없던 대통령과 일대일 영수회담을 하겠다는 말을 꺼낸 것이다. 당연히 사람들은 '지금에 와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며 화를 냈고, 민주당 내에서도 전혀 듣지 못했던 사안이라 불만이 역력했다.


 추미애 대표의 일방적인 선언은 마치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한 일반적인 행로를 보는 것 같았고, 사람들은 과거 추미애 대표의 행동을 지적하며 '저 사람은 민주당 대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마저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했는지, 추미애 대표는 곧바로 영수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야당 3당 내에서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었던 이 위험한 카드는 그렇게 끝났다. 도대체 추미애 대표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의견을 냈는지 알 수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최후통첩을 하려고 했다.'라는 의견은 최악의 한 수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야당에 대한 지지가 일순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치 이런 일을 보완하려 듯 15일 문재인 전 대표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문재인 전 대표는 기자들 앞에 나서서 기자 회견문을 읽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쏟아진 '이게 나라냐?'는 시민들이 절망을 표현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조건 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 운동에 동참할 것이라며 자신의 뜻을 강하게 밝혔다.


 우리 시민의 위대한 저력과 성숙한 의식을 믿는다고 말하며 여러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이렇게 기자회견장에서 자유롭게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참 가슴이 묘했다. 민주국가에서 이런 모습은 너무 당연한 모습임에도, 우리는 요 몇 년 동안 전혀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방통행이었다. 자기 할 말만 하면서 '이러려고 대통령이 된 건지 자괴감이 든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고, 이 말은 많은 패러디를 만들며 SNS상에서 번졌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기자간담회는 너무나 달랐다. 문재인 전 대표는 어떤 기자의 엉뚱한 질문에도 멋진 대답을 하면서 기자간담회를 생방송으로 시청하는 SNS 사이에서 '우문현답이라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나 또한 방송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한편, 이 모습을 보면서 '만약 4년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인 시대가 열렸다면 과연 어땠을까?'는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현 박근혜 대통령은 역애 어떤 대통령과 견주어도 이렇게 모자랄 수가 없었다. 온갖 특권 비리와 국정 농단이 너무나 처참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끝없는 추락을 바라보는 한국의 많은 시민은 이미 절망을 넘어 있었다. 시민들은 모두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뿌리 깊게 내리는 한국의 잘못을 바로잡고자 저마다 목소리를 내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런 모습을 언급하며 끝까지 시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 본 질문 내용과 대답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싶었지만, 전문 기자도 아닌 데에다가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아 직접 들었던 내용만 보기 쉽게 정리했다.


질문 : 개헌 논의가 진행되다가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로 중단되어싿. 만약 거국 내각이 성립된다면 그 이후 개헌을 이어갈지 혹은 나중에 할지 물어보고 싶다.


문재인 :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헌이 필요하다고 공감하지만, 지금 개헌을 꺼내게 되면 다시 논란이 커질 수 있어 그렇게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질문 : 지난 토요일 민심을 반영해서 이번에 퇴진 기자 회견을 말하게 되었다. 영수 회담 취소 이후 나오게 되었는데, 여기에 대한 대답은? 조기 대선에 대해 동의하는지 궁금하다.


문재인 : 당의 입장과 함께 해왔었고, 토요일 전국적 촛불집회를 통해서 많은 국민이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남은 것은 대통령의 대답이었고, 월요일은 대통령의 대답을 기다리고자 했고, 만약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퇴진 운동 동참 회견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때마침 어제 추미애 대표의 영수회담 논란이 일어나면서 당의 의견도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방향이 모였다. 조기 대선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이기 때문에 직접 말하기 어렵다. 어쨌든, 대통령의 퇴진이 결정되고 나서 그 이후에 향후를 고민할 때 함께 논의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질문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같은 사람은 퇴진 운동 성명을 받으며 개인적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혹시 기구를 통한 것 말고 본인인 개인적으로 퇴진 운동 고민하고 있는가? 19일과 20일에도 촛불집회가 열린다고 하는데 향후에 또 참석할 의향이 있는가?


문재인 : 각자 자기 요점을 두고 퇴진 운동을 하는 것은 모이면 될 것으로 본다. 만약 비상기구가 만들어진다면, 그 비상기구에서 퇴진 운동 방법까지 함께 논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퇴진운동을 전국적으로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 촛불 집회에 참석하거나 지역에서 토론회를 여는 것 등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퇴진 운동이 더 넓게 국민들 속으로 확산되어 박근혜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노력해가고자 한다.


질문 : 퇴지운동 마지노선 생각한 기간이 있다면?


문재인 : 박근혜 대통령이 조건 없는 퇴진에 동의할 때까지.


질문 : 만약 끝까지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탄핵을 소추할 생각이 있는가?


문재인 : 탄핵은 헌법상 필요한 절차와 요건이 있어 국회 탄핵소추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가 새누리당 비박 의원들이 얼마나 합류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검찰의 수사를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사실(위법 행위)이 분명하게 확인되는 것을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선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여러 달이 걸리는 탄핵의 방법이 아니라 국민이 마음속으로 대통령을 탄핵했으니, 바로 물러나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을 함께 하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명예로운 방법으로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국민의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은 퇴진하더라도 국정 혼란을 막을 수 있는 그런 실속 있는 퇴진을 제시하고, 본인도 그에 협력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회견을 마무리하면서)


문재인 : 지금 우리 대한민국 역사상 세 번째로 범국민적으로 일어나는 시민 항쟁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4·19 혁명이다. 그때 국민은 혁명에 성공했지만, 이후에 들어선 민주당실패로 인해 4·19혁명이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했다.

두 번째가 87년도 6월 항쟁이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에 불구하고 정치권의 분열로 6월 항쟁이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했다.

이번이 세 번째 범국민적인 시민 항쟁인데, 저는 이번에야말로 정말 대한민국이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이 바로 서고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국가로 만들고 싶다. 반칙과 특권이 없고, 원칙이 바로 서는, 상식이 통하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또, 흙수저 금수저 따로 없고, 개천에서 용 나는 그런 공정한 세상을 이번 기회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 잘못된 일의 대청산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국민들은 그 애절한 분노 속에서도 질서를 지키고, 평화적인 시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에야말로 국민들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바란다.

이런 상황을 지나치게 정치권이 주도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그런 시도들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세운 민심을 앞세우고, 정치권이 매듭을 지어갈 때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정말 한국에서 바람직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그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비록 사안이 사안인 만큼 밝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국정에 대해 소통을 하는 모습이야말로 상식적인 나라가 아닐까?


 나는 문재인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서 진짜 소통이 무엇인지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당연한 이런 모습이 이렇게 드물어지다니! 이건 잘못되더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었고, 그런 세상에서 비선 실세들은 시민 사회를 우롱하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박 출신 변호사를 고용하여 앞으로 검찰 조사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JTBC 보도를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 측이 오래전부터 이 사건을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추가적인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이번 촛불 집회 또한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앞으로 촛불집회를 통해 확산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 직접 지역 촛불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뜻을 밝혔다. 내가 사는 김해에도 분명히 오실 것 같은데, 그때 또 한 번 나는 역사가 움직이는 순간에 자리를 설 생각이다. 시민이 행동하지 않으면, 정치는 절대 바뀌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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