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신은 몇 장의 로또 복권을 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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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의 복권을 사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오늘 토요일은 매주 찾아오는 조금 특별한 날이다.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토요일 오후, 길을 걷는 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복권집을 찾아 "로또 자동 만 원, 즉석 2장 주세요."라는 말을 건넨다. 나 또한 매주 복권을 사는 터라 얼마 전에도 복권집을 찾았는데, 많은 사람이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너무나도 가파르게 사람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말 그대로 복권이라는 도박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시대다. 어떤 사람은 인맥을 이용해서 대기업을 협박해서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거나 기세등등하게 살아가지만, 우리 서민은 당장 대출 이자를 걱정하는 것도 벅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복권을 사면 주변 어른이 종종 '젊은 놈이 벌써 복권을 사기는!'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요즘에는 그런 말을 듣기가 어려워졌다. 나름 먹고살 만하다고 생각한 그 어른들도 지금은 복권집에서 복권을 사고 있고, 나아지지 않는 지갑의 사정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복권집을 방문해서 늘 사던 대로 복권을 샀다. 운 좋게 2,000원짜리 즉석 복권이 당첨되어 한 장을 더 살 수 있었고, 주머니에 있던 동전으로 1,000원짜리 즉석 복권도 한 장을 샀고, 또 운 좋게 5등에 2장이 당첨된 로또 복권으로 다시 똑같이 로또 복권을 다시 살 수 있었다.



 복권을 단순한 재미로 샀지만, 이제는 단순한 재미로 산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급격한 포털 사이트의 변화로 줄어든 블로그의 애드센스와 좀처럼 잘 풀리지 않는 일이 내일을 걱정하며 복권을 사는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무게 그 이상의 무게를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많을 것이다.


 아마 자신이 느끼는 무게만큼 복권을 사는 게 아닐까? 복권을 사기 위해서 줄을 서 있으면 즉석 복권을 스무 장이나 사는 사람도 볼 수 있고, 로또 복권을 스무 장을 사는 사람도 볼 수 있다. 대박을 바라는 것보다 그냥 오늘 술값을 바라는 사람도 있었고, 짙은 피로가 새겨진 얼굴로 오는 사람도 있었다.


 오늘 복권 당첨번호 발표 시간을 기다리는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복권을 샀을까?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얼굴이었을까? 매번 입으로 큰소리치지만, 실상은 빈껍데기인 죽은 눈을 한 얼굴이었을까? 아니면, 돈이라는 재물에 눈이 먼 욕심쟁이 같은 얼굴이었을까? 나 자신의 거울은 너무나 보기 어렵다.


 11월 5일 토요일 밤은 다른 어떤 날보다 더 혹독하다.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많은 사람이 거리에 나서서 목소리를 외치게 하고, 그사이에 먹고살 걱정을 넘어 생존의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복권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날이다. 아직 겨울은 오지 않았는데, 마치 한겨울 한파가 벌써 부는 것 같다.


 이 추운 계절을 맞아 오늘 당신은 몇 장의 복권을 샀는가? 아직 복권을 사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이 겨우 이 종이 한 장에 흔들리며 무참히 보이지 않는 내일을 상상한다는 일은 너무도 비참하다. 그런데도 어쩌겠는가. 이게 오늘 현실의 삶인 것을….


인생은 어려움과 투쟁으로 가득하다.

그걸 견뎌내고 살아나가야 한다.

그게 삶이다.

_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오늘을 견뎌내고자 하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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