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성적 순위를 위한 시험이 꼭 필요한가요

시험과 성적 때문에 자유로운 공부를 방해받는 것 같아요


 지금 대학가는 한창 2학기 중간고사 시험 기간에 들어가고 있다. 얼마 전에 만난 친척에게 물어보니 중학교는 벌써 중간고사를 끝마쳤다고 하는데, 도대체 한국에서는 언제까지 시험을 치면서 살아가야 하나 싶다. 대학 시험이 끝나면, 이제는 또 취업 시험을 친다고 아등바등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취업 시험 중에서도 가장 '특'으로 손꼽히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비롯한 여러 공무원 시험은 평범한 학교 시험보다 더 많은 경쟁을 거친다. 그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몇 달 몇 년을 공부하고, 내가 지금 누릴 수 있는 많은 즐거움과 기회를 포기한 채, 오로지 시험 하나에 악착같이 매달린다.


 정말 비정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나처럼 생각하는 게 비정상이다. '놀고 싶을 때 놀면, 도대체 언제 공부해서 취업하냐?'는 질타를 받기 딱 좋다. 확실히 그 말을 나는 쉽게 부정할 수가 없다. 대학에서 '노는 학생'으로 여겨지는 학생도 시험 기간만 되면 정말 눈에 불을 켜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시험 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몇 시간이고 늦은 밤까지 공부만 하지 않는다. 시험 기간이라도 늘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 독서를 하고, 아침 피아노 연습을 한다. 그러고 나서 시험을 치기 하루 전날에 내일 치를 시험 과목을 펼쳐서 복습하고, 간단히 정리한다.


 대학생의 본분을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오직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공부하고 싶지가 않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좋기는 하지만, 시험하나를 치르기 위해서 너무 포기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놈의 시험과 점수가 뭐길래!?



 나는 성적을 통해서 순위를 배열해서 차등 보상을 지급하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평소에 열심히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는 보고서 작성을 통해 차라리 시험을 대신했으면 좋겠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대학에서도 진도 걱정을 하는 모습인 여러모로 웃음이 나온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대학에 가면 지금과 달리 좀 더 자유롭게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본 현실은 너무나 처량했다. 여느 때처럼 암기하기 위해서 몇 번이고 강의 교재와 강의 노트를 읽어보아야 한다. 이해와 암기와 응용에서 암기는 늘 톱을 차지했다.


 이런 시험에는 정말 신물이 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나도 시험 하루 전날에는, 아니, 딱 정확히 이틀 전부터 공부 계획을 세워서 복습을 중심으로 시험에 대비한다. 하루에 많이 공부하면 3시간 정도 공부를 하는데, 과목마다 골고루 투자를 하지 않아 어떤 시험은 30분 공부하고 치기도 한다.


 지난 대학 1학기 수업 중에서 번역 과목과 포토샵 과목은 30분 정도를 공부하고 시험을 쳐서 B를 받는 데에 그쳤다. 생활 법률 수업은 수업 시간에 집중한 게 자신 있어서 당일 공강 시간(2시간)에 공부해서 시험을 쳤다. 평소 흥미가 있어 즐겁게 수업을 들은 생활 법률 시험은 그 시간을 공부하고도 A를 받았었다.


 모두 뛰어난 점수는 아니지만, 나는 시험 전에 공부하면서도 '도대체 내가 왜 이 귀중한 시간을 이렇게 쓸데없이 써야 하지?'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평소 흥미를 느끼고 즐겁게 수업을 듣는 과목은 재미있게 배워가 수 있어서 좋았지만, 다른 수업은 정말 의무감으로 억지로 해야 했으니까.



 이제는 정말 시험 성적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나는 주말에 월요일(17일)부터 시작할 시험을 대비해서 몇 과목 정도는 공부를 하고 있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정말 피아노 연습을 더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고 싶다. 하다못해 가을 공기를 쐬며 자전거를 타고 막 달리고 싶기도 하다.


 성적에 별로 연연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시험'이라는 단어는 어느 정도 공부를 할 수밖에 없게 한다. 주변에서 모두 공부를 하고 있고, 성적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갖춰져야 얻을 수 있는 게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그렇게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험이 학생들의 성실도를 평가하고,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의견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자유롭게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을 정도로 오직 시험 성적 하나만 보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본어를 좋아해서 배우고 있지만, 솔직히 시험 때만 되면 받고 싶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나는 덤덤하게 시험공부를 최소한으로 중이고, 피아노 연습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루 전날에 시험공부를 하는 습관을 들인 탓에 주변 후배는 "마치 시험 안 치는 사람처럼 말하시네요."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나는 그 이상으로 시간을 투자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참, 나는 바보 같은 놈이다. 좀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지만, 재미없어 공부해서 더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늘 수업을 들었던 시간을 가지고 복습을 하고 나서 시험을 쳐서 평균 정도의 성적을 얻으면 충분하다. 낙제는 아니니 충분히 의무를 다했지 않을까?


 매번 순위를 매기는 시험은 도대체 왜 필요한 걸까? 그냥 자신이 뭐가 부족한지 알 수 있는 과정을 통해서 더 배워가는 시스템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시험 성적으로 차별을 받으면서 자유로운 공부를 너무 방해받는 것 같다. 대학교에 오면 이런 일을 덜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훨씬 더 심해질 줄이야…. (한숨)


 아무쪼록, 대한민국에서 시험을 치르는 모든 사람의 건승을 응원하는 말로 오늘 글을 마치고 싶다.


 시험 공부보다 인생 공부를 더 생각하는 블로거 노지를 응원하는 방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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