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문화의 전당을 찾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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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과 탱고 음악으로 여는 고상지의 10월 아침의 음악회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나는 음악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람들은 음악을 안 듣고 어떻게 살았냐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이름을 모르고, 아는 노래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희박하고, 음악 시험에서 점수가 낮은 거 말고는 없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나는 애니메이션 OST 곡을 조금씩 듣기 시작했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애니메이션 곡 이외에는 별로 와 닿는 곡이 없었다. 특히 일본어 공부를 위해서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가사를 읽으면서 단어를 공부했다. 그 덕분에 일본어 실력은 조금 향상되었고, 음악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생긴 음악에 대한 관심은 지금 뒤늦게 피아노를 채우는 출발점이 되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많은 목표가 있었지만, 가장 빠르게 이루고 싶었던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OST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정말 즐겁게 하나하나 배웠고, 지금도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애니메이션 음악으로 음악에 접근하고, 피아노를 배운다는 게 꽤 바보 같은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고, 그 일에 푹 빠지게 되는 일은 이렇게 사소한 거로 생각한다. 한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데에 귀천은 없고, 오로지 순수한 감정과 표현력만 있으면 충분한 일이다.


 문화 예술이란 그런 게 아닐까? 괜히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보다 솔직하게 내가 감동을 느낀 것을 말해보자. 어쩌면 우리는 대단한 연주가가 연주하는 음악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길거리 연주가에게 반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애니메이션 음악을 통해서 음악에 반했던 거다.



 얼마 전에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10월 아침의 음악회에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씨가 연주회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반도네온'이라는 상당히 낯선 악기를 연주하는 고상지 씨는 애니메이션 OST 음악에 너무 반해서 반도네온을 시작했고, 자신만의 곡들을 작곡까지 했다고 한다.


 내가 '반도네온'이라는 악기의 이름을 들어본 건 태어나서 두 번째다. 첫 번째로 이 악기의 이름을 들었던 건 고등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께서 들었던 때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박수봉 음악 선생님은 상당히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실 수 있었는데, 그 가운데 '반도네온'을 직접 연주해주신 적도 있었다.


 반도네온은 아코디언의 일종이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위키피디아에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었다.


반도네온(Bandoneón)은 아르헨티나에서 유명한 일종의 아코디언이다. 특히 탱고음악에서 많이 쓰이는 악기이다. 반도네온이란 이름의 유래는 반도네온을 고안한 독일의 하인리히 반트(Heinrich Band)의 이름에서 왔다. 독일 선원이나 아르헨티나로 이주해가던 독일인들이 19세기 후반 전파하였다. 후에 아르헨티나에서는 반도네온을 널리 쓰게 되었다. 콘서티나와 같이 반도네온은 악기를 양 손에 쥐고 손가락으로 하나 이상의 단추를 누른 상태에서 악기를 누르고 폄으로써 연주한다



 이 악기는 양손으로 쥐락펴락하면서 연주할 수 있는 게 큰 특징인데, 상당히 우리 귀로 듣기 편안한 음을 들을 수 있다. 고상지 씨가 이번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연주할 곡 목록에 <에반게리온 OST>와 <천공의 성 OST>가 들어있는데, 애니메이션 곡으로 시작해서 전문가가 된 모습이 정말 대단했다!


 10월 아침의 음악회에서 그녀가 평소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삽입곡과 함께 음악 작업에 영감을 준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와 그 영감으로 작곡한 곡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라고 한다. 애니메이션 음악을 시작으로 음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기에 정말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는 아침의 음악회에 참여할 수가 없다. 10월 김해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씨의 아침 음악회는 10월 13일(목요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그 날은 대학 시간표에 비는 시간이 없어서 참여할 수가 없다. 저녁에 일정이 잡혔다면, 즐겁게 연주회에 갈 수 있었을 텐데!


 비록 내가 참여하지 못하는 건 상당히 아쉽지만, 탱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과 과거 애니메이션 OST를 통해서 감동을 한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와 같은 20대를 비롯한 세대는 반도네온으로 연주하는 음악이 꽤 마음에 들지 않을까 싶다. 제법 이색적인 음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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