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인데도 학원 가느라 놀지 못하는 게 정상?

즐겁게 노는 여름 방학은 옛말, 불법 기숙학원이 학교처럼 운영되는 현실


 잠시 여름의 더위가 가시는 것 같더니 다시금 더위가 기세를 더하고 있는 8월이 되었다. 한창 여름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휴가를 신청하고, 주말을 맞아 해외 혹은 가까운 곳에 여행이나 캠핑이라도 가기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시원한 계곡 혹은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름을 나타낸다. 그런데 이런 평범하게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과 달리 여름 방학이나 여름 휴가가 남의 일인 사람들이 있다. 제대로 휴가 기간조차 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과 학원에서 긴 시간 동안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다.


 어제 나는 '놀 권리를 주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놀 권리를 잃어버린 우리 한국 청소년의 현실을 지적했다. 때마침 어제 JTBC 뉴스룸을 통해서 불법 기숙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학원 수업을 들은 이후에 간이침대를 놓은 호텔에서 잠을 잔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래서 이 글을 적게 되었다.


어른의 욕심을 위한 아이들의 희생, ⓒjtbc 뉴스룸


 여름 방학을 맞아 학교와 학원, 인터넷 강의까지 병행해서 공부한 탓에 좀처럼 쉬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쉴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역시 공부에 목숨을 거는 한국은 청소년들에게 마음껏 자유를 주기보다 방학 동안 남보다 더 나아가기 위한 투자, 즉, 공부를 위해서 놀 수 있는 시간을 모조리 지워버렸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 혼자 있으면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한다.'고 주장하며 아이들을 여러 학원에 보낼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나는 방학 때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 건가 싶다. 나도 중학교 시절에 학원에서 진행하는 방학 특별 프로그램 탓에 거의 학교에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학원에 가는 일이 답답한 집에 있는 것보다 나았지만, 공부가 아니라 조금 더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방학이 아닐 때도 늘 문제집을 풀고, 단어를 외우고, 시험에 나온다는 주요 내용을 외우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방학을 하고 나서도 똑같이 해야 한다는 건 짜증이 났다.


 아마 지금 부모님의 강제적인 권유 혹은 교묘하게 '자신이 선택한 것'처럼 여겨지게 한 선택지를 고른 청소년들은 학원을 돌아다니며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는 괴로움이 섞인 질문을 숨긴 채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을까?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고 해도 인생을 너무 좀 먹고 있다.


 지금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힘들게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다. 물론, 나도 10대 시절에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적당한 수준'에서 적절히 놀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부만 한다고 모든 게 잘 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니까.


 요즘 한국은 분노 조절 장애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모두가 바깥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속에 꽁꽁 감추고 있던 분노가 갖은 혐오증을 통해서 바깥으로 나오고 있다. 특정되지 않는 다수를 상대로 ~충이라고 부르며 비난하고, 데이트 폭력과 학교 폭력과 가정 폭력 등의 다양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모든 사건의 원인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없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사람들에게서 여유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대 시절부터 제대로 놀지 못하고,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좀처럼 주어지지 않아서 속에 쌓이는 스트레스와 감정은 큰 병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공감 장애인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 같은 인격 장애, 최근에 많은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비판받은 분노 조절 장애 등이 그렇다. 어른이라고 해도 누군가가 한 자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을 하라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큰 고통을 겪는다.


 하물며 청소년이라면 도대체 그 고통의 수준은 어느 정도의 수준 일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저 '혼날까 봐'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모두가 필요하다고 하니까.'는 이유로 자신이 자유로운 시간을 포기하고 공부를 한다? 방학인데도 학원에 가느라 놀지 못하는 게 과연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함께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정말 노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를 하는 게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어른이 자신의 지갑을 채우기 위해서 부추기거나 욕심을 대신할 대체재로 아이들의 시간을 강제로 빼앗은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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