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카이정 세이쇼 고등학생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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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카이정 홈스테이 2일 차, 살인적인 더위와 세이쇼 고등학생과의 만남


 홈스테이 첫날은 살짝 긴장한 상태에서 정신이 없어서 더위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이튿날 아침은 한국보다 2배는 더 더운 듯한 더위에 '뭐야? 이 더위는!?'이라며 눈을 떴다. 아침에 눈을 뜨니 5시 50분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6시 30분이 아침 식사 시간이라 간단히 먼저 씻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장유정의 장편소설 <28>의 서평 작업을 마무리하고,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침묵에 빠져있었다. 그렇게 소설의 내용에 놀라고 있다가 일본의 전형적인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금 책을 읽으면서 오늘 일정 시작 시각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원래 이 홈스테이 일기는 집으로 돌아와서 한꺼번에 적으려고 했었는데, 함께 홈스테이를 하는 윤환이가 노트에 일기를 적는 것을 보고 나도 지금 바로 적기로 했다. 이튿날에 겨우 홈스테이 1일차 일기를 마무리하고, 지금은 밤 오후 10시에 아이패드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2일 차 일기를 적고 있다.


 이날(23일)은 아침 8시에 마에카와 상의 차를 타고 겐카이정 마을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과 계단식 논과 바다가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하는 장소, 연인의 성지로 불리는 곳 등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며 일본의 시골 마을이 주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아침으로 나온 식사,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연인의 성지, ⓒ노지


여러 이야기가 놓여진 그곳,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恋人の聖地(연인의 성지),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풍경,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거리 풍경, ⓒ노지


 9시 30분 정도가 되어서 교류 행사가 있는 일본 겐카이쵸의 세이쇼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하루 전날에 교수님이 '겨우 하루 헤어졌을 뿐인데, 내일 만나면 서로가 엄청 반갑다.'고 말씀하셨는데, 딱 그 말대로 그곳에서 얼굴을 마주하니 정말 반가웠다. 역시 낯선 외국에서 같은 시민을 만나면 이런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세이쇼 고등학교의 안내를 받아 교류 행사가 열리는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중에 이 뜨거운 여름에도 훈련하는 야구부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쉬는 날인데도 교류 행사를 위해서 학교를 찾은 학생회 멤버들과 봉사를 위해 찾아온 학생들을 만났다.


 뭐, 애니메이션에서 보는 듯한 그런 풍경은 아니었지만, 넓은 체육관에서 있었던 짧은 행사는 분명히 즐겁게 보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어설퍼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지만, 조금씩 말하면서 나름 말을 할 수 있었다. 역시 무엇이든지 해보지 않는 것과 그냥 해보는 건 차이가 큰 법인 것 같다.


 간단한 게임과 OX 퀴즈 등의 이벤트를 즐기고, 티타임을 통해서 현지 만화 <다가시카시>에서 만난 여러 막과자를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그 이후에 관계자분께 부탁한 농구공을 받아서 함께 농구를 하면서 놀았는데, 역시 이렇게 몸을 움직여서 함께 활동하면 훨씬 더 친해질 수 있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겐카이정(玄海町) 세이쇼 고등학교, ⓒ노지


짧은 교류 장면, ⓒ노지


마무리를 하는 단계, ⓒ노지


그곳에서 먹은 짠 가츠동, ⓒ노지


 이 시간을 통해서 같은 학교를 통해서 해외 홈스테이를 참가해도 말할 기회가 없었던 다른 학생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대체로 여학생들보다 뭉치기 쉬운 남학생과 이야기를 좀 더 나누었는데, 역시 낯선 곳에서 같은 한국인이 있다는 건 경계를 넘어서 좀 더 쉽게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듯했다.


 체육관에서 짧은 교류 행사를 마무리하고, 점심으로 돈까스 덮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일본어로 말하자면 '가츠동'인데, 해물을 먹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가츠동'을 미리 준비해주었다. 이 가츠동은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고기가 두툼한 동시에 전체적으로 양과 품질이 대단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본의 가츠동은 일본 특유 음식의 짠맛과 느끼함이 섞여 솔직히 먹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조금 대화를 나누며 친해진 한 학생의 덮밥 일부를 미리 나눠 받은 것을 대단히 후회하는 맛이었는데, 그래도 먹을 음식이 이것밖에 없어서 꾸역꾸역 먹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일본은 빵이 최고인 것 같다.


 점심을 먹은 이후에는 다시 홈스테이를 담당하는 현지 일본인 마에카와 상과 합류해서 겐카이정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알 수 있는 장소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안내원을 통해서 일본어로 몇 가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솔직히 모르는 단어는 많아도 문맥을 통해 신기하게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에너지 파크, ⓒ노지



에너지 파크 둘러보기, ⓒ노지


겐카이정(玄海町) 해변 풍경, ⓒ노지


돌하르방이 눈에 보인다, ⓒ노지


이곳 돌하르방은 서귀포시에서 기증했다고 한다, ⓒ노지


시원한 여름은 역시 바다?, ⓒ노지


바닷속을 볼 수 있는 장소, ⓒ노지


 원자력 발전소의 구성을 둘러보는 일정 이후 계단으로 바닷속에 들어가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을 방문했고, 그 이후 오늘(23일) 저녁에 먹을 바베큐를 위해서 장을 보았다. 솔직히 여기서 나는 더위에 지친 데다가 평소 활동하지 않는 야외활동을 하느라 에너지가 거의 없어 의식을 반 정도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저 부채를 들고 따라다니면서 함께 홈스테이를 하는 윤환이가 대화를 나누면서 장을 보았고, 나는 계산 후에 짐을 드는 짧은 이동을 하는 게 전부였다. 뭐, 여기서는 장을 보러 다니면서 일본의 '샵'으로 불리는 곳과 '마켓'으로 불리는 곳의 차이가 궁금했지만, 물어보는 것조차 조금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따라다니면서 장을 보았고, 홈스테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책상에 엎드려서 짧은 수면을 취했다. 그 이후에 바베큐 준비를 돕기 시작했는데, 설마 저녁으로 간단히 끝날 것으로 생각한 바베큐가 밤 11시까지 이어지고 참가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처음 학교에서는 '일반 가정집에 사는 두 명 정도의 가족이 지내는 집의 빈방에 머물게 된다.'고 들었는데, 내가 속한 마에카와 상의 집은 조부모부터 손자까지 사는 대가족이었다. 특히 앞집에도 마에카와 상의 동생 가족이 있어 저녁에 그 가족들이 전부 모여서 대단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바베큐를 하다, ⓒ노지


 이제 한두 명 정도에 익숙해진 시점에서 나는 순간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사람과 끝이 날 줄 모르는 바베큐 시간은 상당히 피곤했다. 뭐, 말이 통하지 않는 건 아니라서 조금씩 이야기를 하면서 먹었지만, 늘 혼자 밥을 먹고 일찍 정리하고 개인적인 일을 하는 나는 점점 에너지가 줄었다.


 홈스테이를 하면서 어느 정도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는 걸 예상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예상을 초월하여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었다. 함께 밥을 먹으면서 한국과 일본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좋은 시간이었지만, 몸이 피로를 너무 느끼고 있어서 '샤워를 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미 표정에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읽은 마에카와 상과 주변 분들이 "지현 상, 먼저 샤워하고 쉬어도 괜찮아요."라고 권해줬는데, 몇 번 거절은 한 후에 그렇게 했다. 함께 온 윤환이는 친화력이 좋은 덕분에 계속 웃으면서 마에카와 상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홈스테이를 제대로 누리고 있었다.


 뭐, 이것도 내가 부족한 탓이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좀 더 길게 이런 장소에서 버틸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다. 아무리 나라도 이곳에서 막 폭발할 것 같은 심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건 아니었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그만~~~!"이라는 말을 삼킬 수 있었다. (웃음) 이것만으로 충분한 값어치는 있지 않을까?


 오늘 하루도 상당히 길게 이어졌고, 포켓 와이파이를 가져왔는데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어 한국에 있는 엄마와 전혀 연결하지 못하는 하루가 또 기록되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니 딱히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일본에 오고 나서 연락을 넣은 적이 없어서 오히려 내가 걱정스러웠다.


 그런 걱정을 하면서 나는 오늘(23일)도 끊어지지 않는 술자리와 바베큐를 이어가는 홈스테이 가정집을 뒤로하면서 오늘을 정리했다. 겐카이정의 불꽃축제에 참여하여 여러 가지 일을 벌일 내일은 또 얼마나 더울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에 치이게 될까? 걱정요소는 아직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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