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있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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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모두 준비된 우연으로 찾아온다.


 아무것도 없었던 내 인생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언제였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정확한 시기는 떠오르지 않지만,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조금씩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것은 책과 애니메이션을 만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했던 때라고 생각한다.


 책과 애니메이션을 만나기 전까지 내 인생은 오직 빛 바란 색으로 가득한, 살아가는 숨소리조차 느껴지지 않은 그런 인생이었다. 그저 허무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 초점이 없는 눈으로 방황하면서 해야 할 일은 반복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그런 삶에 '색깔'도, '생명의 따뜻함'도 없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과 책은 내가 내 삶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애니메이션은 세상이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을 나에게 보여주었고, 책은 내가 사는 세계의 색을 다시 칠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내 삶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짧은 후기를 노트에 쓰기 시작했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블로그를 알았고,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어쩌면 단순한 하나의 계기였지만, 정말 나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터닝 포인트였다.


책과 피규어, ⓒ노지


 이런 경험은 오늘을 사는 모두가 가지고 있다. 혹시 아직 없다면, 앞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생을 바꾸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가까운 곳에 있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우리를 찾아오는 법이기 때문이다. 소위 이런 터닝 포인트를 어떤 사람은 '준비된 우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 내가 내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에 관해 이야기하게 된 것은 얼마 전에 읽은 <준비된 우연>이라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 책 <준비된 우연>은 세계적 석학 78인이 겪은 자신의 터닝 포인트를 하나하나 짧게 읽을 수 있는, 어쩌면 상당히 흥미로워 보이는 책이었다.


준비된 우연, ⓒ노지


 책을 통해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나는 '역시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평범한 속에서 우연히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연히 받은 질문을 통해 접근 방식을 바꾼 마케팅 전문가, 락 밴드의 노래에 영향을 받아 인권 운동가가 된 사람… 모두 그랬다.


 '왜 일하는가?'이라는 질문 하나만으로 우리는 조금 전의 나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질문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왜 일하는가?'이라는 질문을 받을 때, 내가 어떻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달라질 수 있다. 그게 바로 준비된 우연이다.


 이 책은 어떻게 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다. 그냥 평범하게 다른 삶을 사는 78명의 이야기를 평범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일 뿐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어쩌다 이렇게 살고 있지?'이라는 질문을 내게 해보면서 미처 몰랐던 내가 사는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떠올리게 해준다.


 그저 그런 역할을 하는 책이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 책을 통해 깊은 감명을 받지 못할지도 모르고, 마음을 울리는 소리에 반응해 지금 사는 내 삶의 태도를 바꾸려는 욕심을 품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렇게 단순히 나열된 남의 이야기에 크게 반응하기 쉽지 않으니까.



 세계적 석학이라고 해서 유별나게 우리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어떤 우연 속에서 우리와 다르게 생각했고, 삶의 태도를 바꾸었을 뿐이다. <준비된 우연> 책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너무 큰 기대를 책에 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앞서 말했던 대로 '내가 어쩌다 이렇게 살고 있지?'이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사는 삶을 선택한 최초의 순간을 되짚어 보면 잃어버렸던 열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이제까지 걸어온 방향과 조금 다르게 걸어가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삶은 언제나 그렇게 우연히 찾아온 터닝 포인트로 바뀌는 법이다. 만약 내가 애니메이션을 만나지 못했다면, 만약 내가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오늘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에서 내 삶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오늘 내가 웃을 수 있는 건, 그 준비된 우연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뭐, 지금도 웃는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통해 다른 나를 만나서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묻고 싶다. "당신의 오늘을 있게 한 터닝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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