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이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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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세월호! 아직도 세월호? 이제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았느냐고요?


 세월호 1주기 4월 16일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다시 한 번 더 세월호 사고기 일어난 팽목항의 이야기와 그동안 1년 동안 한국이 보여준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은 달라진 것이 없었고, 여전히 정치인의 입에서는 침도 바르지 않은 거짓말만 우후죽순 나왔다.


 더욱이 약 300여 명의 시민을 추모하는 그 날,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한 사람은 남미로 해외 순방을 떠나니 어찌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국내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도 세월호 참사로 발생한 희생자와 가족을 진심으로 애도하고, 해외 방문객도 애도하는데 말이다. (형식적으로 애도를 표하고, 순방을 떠났다.)


 나는 4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되는 여러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은 '정치'와 '이해관계'가 개입하면서 완전히 문제의 본질이 흐트러져서 우리가 세월호 사건이 가진 진짜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세월호 사고를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사람은 대체로 '아직도 세월호냐? 지겹다.', '사과하면 가식이라고 하고, 하지 않으면 욕하고. 대체 뭐 어쩌라고?' 등의 의견이 많았는데, 아마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 주변에도 있다!


 왜 세월호 사고가 이런 난국에 처했는지 잠시 턱을 괴어 조용히 생각해보았다. 구글 검색을 통해 읽은 뉴스 기사와 직접 눈으로 본 광화문 광장의 모습, 작년에 보도된 세월호와 관련된 여러 기사를 되짚어보니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이 잘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화내지 말자.)


ⓒ오마이뉴스


 지금 우리나라에서 세월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의 부재와 의지력 상실이다. 이 중요한 사건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어야 하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피해자 가족을 외면하고, 정치에 몸담은 사람들이 피해자 가족과 눈높이를 맞춰 수평적 관계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월호 유가족은 계속 광화문 광장에 주저앉아서 고함을 지르거나 거리 행진을 하며 '진상을 밝혀라.', '왜 우리를 매도하느냐.' 등의 의견을 꽉 막힌 벽을 향해 목이 아프도록 외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양쪽 모두 벽에 대고 자신의 의견만 말하고 있으니 소통이 될 리가 없다. (지금은 일상 거리도 경찰 벽이 가로 막았다.)


 시민의 목소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정부와 정치인은 바뀌지 않는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마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백날 광화문 광장에 눌러앉아서 '박근혜는 하야 하라.'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다.'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더라도 바뀌는 건 없다. 그저 거리에 놓인 하나의 풍경일 뿐이다.


 지난주에 내가 서울을 방문하여 본 광화문 광장의 모습은 그랬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지나쳤고, 일부 중국인 관광객은 추모하기 위한 장소에서 몰래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면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게 현실이었다.


ⓒ노지


 세월호 유가족의 행동은 잘못되었다. 이런 식으로 가만히 앉아서 소리만 치고 있으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촛볼 시위를 하고,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찌라시를 돌리더라도 그 관심은 커지지 않는다. 차라리 영상을 유튜브에 만들어 업로드를 하는 게 더 효과가 있다. (점차 늘고 있는 것 같았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개인 미디어로 활동하는 분이 언론이 보여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귀를 기울이는 사람만 귀를 기울일 뿐이다. 그리고 뜻이 같은 사람끼리 마주 앉아서 박 대통령을 욕하고, 정부를 욕하고, 일베를 욕하고, 유가족을 응원한다.


 이런 행동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한다고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시야를 더 넓히고 행동해야만 변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 우리는 앞과 뒤가 꽉 막힌 한국에서 발버둥 치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세월호를 보는 관심을 이용해서 정부의 행동을 압박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일본 후지TV는 한국 내에서도 하지 않은 내용이 깊은 보도를 하면서 세월호 사건에 대해 조명을 했었다. 이미 안부터 썩은 정부와 이해관계자의 편을 드는 우리나라의 언론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해외 언론에 보도할 수 있는 보도 자료를 만들어서 배포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언론의 역할)


ⓒ오마이뉴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은 찾아오는 정치인을 그냥 욕을 하면서 내쫓는 게 아니라 안으로 맞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정말 불편한 감정이 만감을 교차해서 화가 나는 게 당연하지만, 세월호 유가족은 '우리는 태만하고 비열한 정치인과 다르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받아줄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쇼를 하기 위해서 현장을 방문한 그들을 매몰차게 내쫓기보다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고, 그들을 현장 중심에 세워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는 겁니까?", "왜 이때만 오시는 겁니까?",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말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화만 내면서 욕을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물론, 정치권의 행동이 정말 욕밖에 나오지 않는 행동이라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똑같은 수준으로 떨어지면, 똑같은 모습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좀 더 나아질 수 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책을 읽어보면, 유가족이 정치인을 향해서 욕을 하는 것은 언론에 그대로 보도가 되지만, 정치인이 유가족을 차갑게 대하는 태도는 보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읽어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게 우리 한국이 돌아가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우리 주변에서 '아직도 세월호냐?', '이제 그만해라.', '그 정도 보상받으면 충분히 했다.' 등의 말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논란이 점화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런 의견을 돌리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사람들에게 반박하는 게 아니라 아직도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에게 진상을 알리는 것이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전현무와 강용석이 '동성 간의 결혼'에 대해 토론을 나눌 때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이미 완전히 반대하는 세력을 상대하면서 체력과 시간을 소비하기보다 대중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귀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 귀에 대고 외치는 건, 소귀에 경 읽기다.


 지금 한국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커지면서 정부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논란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어 할 것이다. 어쩌면 세월호 사고와 인양 문제를 둘러싸고 또 한 번 논란을 키워서 정부에 향해지는 관심의 방향을 빗나가게 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것을 조심해야 한다.


 늘 벽으로 둘러싼 채 시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 대중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자정 능력을 잃어버린 수구 언론을 욕 하는게 아니라, 진실을 보도할 수 있는 대안 언론과 해외 언론을 이용해야 한다.


 그게 지금 바로 우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더 바로 잡을 수 있는 작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겨우 이 작은 블로그에 이 글을 쓰는 것뿐이지만, 세월호 사건의 진상과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는 보상이 이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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