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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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세계 석학들이 직접 말하는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


 우리가 사는 2014년의 대한민국 사회를 가리켜 우리는 '빚 권하는 사회'라고 말한다. 가계 부채는 해를 거듭 할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그런 부채를 줄여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기보다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더 대출을 받아서 생활하라'며 빚(소극적 재산)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가계 부채가 심각하게 부풀었고, 부동산 시장에는 거품이 잔뜩 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사태가 악화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정부는 좀처럼 잘못된 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고 말해야 할까? 그편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부를 형성하고 있는 세력은 대체로 '가진 자'가 대부분인데, 그 세력의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서민의 빚을 늘리더라도 가진 자의 주머니를 채워줄 수 있는 정책이 필수적이니까.


 매해 연 8% 늘어나고 있는 가계 부채 항목을 보면, 앞으로 우리 한국이 어떤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이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말하지만, 이 지경으로 나라의 경제를 악화시킨 건 바로 그 사람들이다. 부동산을 바탕으로 무리하게 빚까지 내가면서 투자를 했기에 거품이 너무 커졌으니까.


ⓒJTBC


 이 거품이 터지게 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같은 장기적 불황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너무 비대해진 이 거품을 줄이기 위해서 장기간 동안 정책을 펼쳐야 했었다. 하지만 많은 부동산을 통해 손에 이익을 쥐고 있는 세력들은 '그래도 본전은 찾아야지.' 하면서 거품이 꺼지는 것을 반대했다. 그런 욕심이 정치와 경제에 개입되면서 해결책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직접 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연 국민 소득은 계속 오르지만, 내가 느끼는 상대적 절대적 소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으니까. 증세 제도를 통해 세금도 올라가지만, 내가 가진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니 사람들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도대체 오르는 국민소득만큼 커지는 돈은 다 어디에 있는 걸까? (마늘밭에 다 묻혀있을지도 모른다.)


 도대체 우리가 손에 쥐는 돈이 없다 보니 우리는 '환수율이 적은 5만 원권처럼 돈이 가진 자의 배를 불리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가진 사람이 자본을 가지지 못한 사람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노지


 위에서 볼 수 있는 책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는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이런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바꿔야 할 크고 작은 방법을 제시해준다.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누구나 쉽게 돈을 지킬 수 있는 재테크'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자본주의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경제 문제를 집으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어떤 사람은 책이 가진 무게에 조금 어려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 무게에 조금 부담감을 느끼더라도 꼭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재테크 도서에서 읽을 수 있는 형식적인 이야기보다 좀 더 실질적으로 우리가 사회에서 직면하게 되는 이야기를 잘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의 돈을 내 돈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은행 직원이 특정한 상품을 권한다면 그것은 본사의 판매 지시에 따른 것이거나 판매 인센티브가 많은 상품일 경우가 많다. 수익률이 최고이며 안전성이 좋다는 달콤한 말로 고객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지만 사실은 그들 자신도 자신이 권하는 상품이 어떻게 될지는 확신하지 못한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모든 기업이 그러하듯 당신의 이익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사업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재테크는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일정액으로 정해져 있는 자신의 수입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유지시키는 방법일 뿐이다. 운이 좋아 금융상품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해도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금융 시스템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지 못한 채 피 같은 내 돈을 무지함 때문에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p27)


 오래전부터 한국에는 재테크 열풍이 불었고, 펀드와 주식을 비롯한 부동산 투기가 유행했다. 하지만 그 시절을 통해 정말 부자가 된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직면해있는 가계부채처럼 거품만 잔뜩 손에 끼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얼마 전에 방송에서 나온 2003년 로또 1등 당첨자가 무리한 주식으로 11년 만에 사기꾼이 되어버린 게 극단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아야 하는 건 도대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으며, 지금 내가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금융지식을 기르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것이다. 기업은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의 돈을 뺏으려고 하고, 정부는 기업의 편을 들어주면서 그들의 재산을 보호해주기 위해 가계의 빚을 더 늘리려고만 할 뿐이다. 이 사실을 알아야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돈을 벌 목적의 거대 자본이 투자될 여지를 주는 의료 민영화는 병원의 서열화, 의료 이용의 양극화, 계층적 불평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리병원이 민간 보험사와 직접,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을 경우엔 결과적으로 의료재정 체계가 국민건강보험에서 민간의료보험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의료보험처럼 가입된 보험회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 달라져 실컷 보험료를 내고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국민의료보험료뿐만 아니라 민간보험료, 둘 다 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질 수도 있다.

정말 무서운 일은 의료 민영화가 의료보험 민영화로 가는 중간 단계라는 점이다. 의료보험 민영화까지 이뤄지면 상위 20%를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미국의 국민들처럼 치료비가 많이 드는 병에 걸리는 건 파산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살게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의료 민영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때문에 의료 민영화를 하겠다고 나섰던 정부의 목소리가 슬그머니 들어가 버렸지만 의료 민영화를 원하는 기업의 물밑작업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또 언제 수면 위로 떠오를지 알 수 없다. (p70)


 위에서 볼 수 있는 건 박근혜 정부 이후 우리나라에서 큰 갈등을 빚었던 의료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아직도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말도 안 되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 정책은 경제를 되살리기는커녕 지금도 부채에 힘겨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부채를 안기는 꼴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런 정책은 가진 자의 주머니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지는 정책이니까.



《자본주의 사용설명서》에서는 위와 같은 이야기를 우리가 읽어볼 수 있다. 책은 크게 네 개의 파트(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빠지기 쉬운 착각, 소비자가 마케팅 전쟁에서 살아남는 법, 당신은 돈과 얼마나 친합니까,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금융교육)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부분마다 우리가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핵심을 잘 정리하고 있었다.


 특히 나는 이 네 개의 파트 중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금융교육' 편을 정말 인상 깊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우리 사회 문제이면서 지금 아이를 기르는 많은 부모가 직면하고 있는 교육적 문제이기도 했으니까. 내가 부모라서 이 부분을 인상 깊게 읽은 것이 아니라(난 부모가 아니라 아직 20대의 학생이다.) 한 명의 20대로서 금융 교육은 정말 소중한 교육이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랑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저금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 학교에서 하는 저금이 아니라 내가 개인적으로 새마을금고에 개인 통장을 만들어 매달 혹은 매일 적은 돈을 저금했었는데, 그 모든 돈은 고등학교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사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도 열심히 적금으로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다. (비록 돈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를 읽어보면 다른 사람도 금융 교육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실제로 아이를 기르는 부모라면, 이 부분은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왜냐하면, 책을 읽는 동안 지금 자신이 아이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고, 앞으로 미래에 아이의 인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테니까.


문제는 아이들도 물건으로 서로를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조차도 브랜드와 브랜드가 아닌 물건, 비싼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 좋은 물건과 나쁜 물건을 기가 막히게 파악하고 그 물건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법부터 배운 것이다. 그런 건 학교나 부모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말을 배우듯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사람보다 물건의 가치가 더 높이 평가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건 어른만이 아니다. 그러니 어찌 보면 별로 놀랄 만한 일도 아닐 것이다. (p298)


 나는 정말 많은 공감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책에서 읽을 수 있었던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내(우리의) 문제였으니까. 다른 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지금 내가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의 자제가 아닌 이상,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볼 수 있는 거대 기업의 상속자가 아닌 이상, 우리가 눈앞에 맞닥뜨리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


 앞으로도 우리는 불확실한 경제 미래에 '집을 어떻게 사야 하는 거지?', '돈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 '내 소비는 합리적인가?' 같은 고민을 하면서 살 것이다.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을 책을 통해 읽어보았으면 한다. 분명히, 요즘처럼 돈의 관리와 경제 지식이 필요한 시점에 경제를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강력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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