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일베와 서북청년회 재건, 역류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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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으로 진출한 일베와 재건 논란의 서북청년회, 역사를 역류하는 한국


 무릇 사람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했고, 인류는 역사를 통해 배운다고 했다. 실패를 통해 두 번째에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역사를 되돌아보며 그 시절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말이 우스운 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한 번의 실패를 '낙오자'로 낙인 찍는 것만이 아니라 역사에서 볼 수 있는 잘못을 되풀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 중 많은 사람이 일본 극우 세력의 말도 안 되는 억지와 투정으로 얼룩진 왜곡을 비난한다. 그리고 전쟁 국가였던 일본을 향해 손가락질을 멈추지 않고, 교과서와 많은 책과 언론을 통해서도 전체주의에 빠졌던 일본의 잘못과 함께 독일의 나치 혹은 현재 러시아와 독일에서 눈을 뜨고 있는 신나치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확실히 배우고 있다. 아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람 중 많은 사람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똑같은 잘못은 눈감고 있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을 향해 매몰차게 잔인한 공격성을 보여준다. 마치 내가 하는 건 폭력이 아니고, 상대방이 하는 건 폭력이라도 되는 듯이 억지 주장을 펼치는 이 논리는 앞으로 한국 사회가 발전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제약이 될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한국 사람이 인정하지 않고,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느냐고? 정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 딱 두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하나는 오프라인에 진출한 일베와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서북청년회 재건에 대한 이야기다.


ⓒOhmyTv


 일베의 오프라인 진출이 정확히 언제가 처음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알기로 그들이 오프라인에서 공식적으로 모여 어떤 퍼포먼스를 벌인 건 바로 위 사건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 일베 회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유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였는데, 이 모습이 정말 가관이었다. (대단해요!)


 이 사건은 두고두고 많은 사람에게 비판을 받았고, 사람이라면 저렇게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더 웃긴 일이 있다. 바로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도 적지 않았다는 거다. 자칭 보수주의자, 애국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적극 지지하면서 피자를 선물하며 그들의 행동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이 버젓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일베의 첫 오프라인 진출이 이외로 꽤 많은 일베 회원의 호응을 얻었고, 그들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을 업으면서 조금씩 온라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일종의 퍼포먼스를 벌이는 일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지 온라인 속에서 남을 악의적으로 헐뜯고, 보이는 것만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자신의 썰을 푸는 그들의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글쎄, 여기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거다. 하지만 절대 나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고 본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이미 가스총을 들고 다니는 깡패 할아버지들이, 그들의 피를 이어받은 이상한 깡패 청년회가 활개를 치고 있다. 여기에 일베까지 가세가 된다면 그들은 더 세력을 늘려가면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엠피터


 일베 오프라인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서북청년회 재건 움직임은 이미 한국이 막장 국가로 들어섰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어떻게,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감히 서북청년회 같은 무뢰배 집단이 얼굴을 다시 들려고 한다는 말인가. 과거 그들이 일으킨 만행과 지금도 서슴없이 김구를 향해 빨갱이라며 욕하는 그들을 어떻게 우리가 인정할 수 있겠는가?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군국주의에 물들어 있는 세력이 정말 많다. 위 자료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 군국주의를 재건하겠다는 일본 극우단체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일을 벌이는 세력이 한국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상대편을 향해 '빨갱이 종북 세력'이라는 욕을 하면서 자신을 정당화하고, 군복과 가스총을 가지고 떳떳이 행세를 하고 있다.


 이건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잘못된 역사의 잔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에서도 나치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여기저기서 신나치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에서도 스킨헤드족이 말썽을 일으키면서 다른 국가에서도 이런 극우 세력은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잘못을 반복하려고 한다.


 우리는 일본 극우 세력의 군국주의를 비난하고, 그들을 향해 양심도 없는 세력이라며 손가락질한다. 그런데 똑같은 일을 그대로 시행하고 있는 국내의 극우 세력에 대해서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들을 비난하게 되면, "너 빨갱이지?" 하면서 오히려 그들을 질책한 사람이 대형 범죄자가 되어버린다. 그러니 서북청년회 같은 집단을 재조직하려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거다.



 지금 홍콩에서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과거 우리나라가 군 독재에 저항했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역사는 독재를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향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개인의 자유가 보장받기를 원하는 건 이미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힘들게 만든 그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일이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이 떨어지자 무섭게 온라인 개인 감시망을 구축한 검찰로 인해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 같은 곳으로 이동하는 사이버 망령이 발생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 추진과 함께 점점 더 자신의 세력을 강하게 다지는 그녀를 지지하는 각종 청년회, 어버이연합 같은 군국주의의 영광에 사는 깡패 세력은 더 활기를 띠며 "공주님께 반항하지 마라!"라고 외치는 지경이다.


 세월호 사고는 단순히 교통사고가 아니다. 세월호 사고로 볼 수 있었던 대한민국의 모습은 절대 정의라는 개념의 단어가 이해관계라는 개념의 단어를 뛰어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 사건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앞과 뒤가 막혀 있으며, 위와 아래가 썩을 대로 썩어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왜? 진실을 밝히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들지 마라.'라고 힘으로 누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방 선거 전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눈물에 힘입은 집단들은 더 강하게 박 대통령의 기반을 다져주었다. 게다가 한 발 더 나서서 완전히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려는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면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병영국가, 군국주의에 물든 세력이 더 강해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 사람이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잊지 말자. 외면하지 말자. 지금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이웃 나라 일본을 향해 반성하지 않는다며 욕을 하는 게 아니라 지금 반성하지 않는 우리 정치인과 그 밑의 세력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일베, 서북청년회 재건 움직임은 막장으로 치닫는 하나의 과정이다. 역류하는 한국의 현주소다.


 검은 사막은 생명이 하나도 살지 못하는, 바싹 메마른 사막이다. 그런 검은 사막 같은 사회로 되돌아가려는 이 한국의 모습이 걱정스럽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해도, 깊게 관여할 수 없는 내가 이렇게 글을 적는다고 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다. 하지만 이 작은 행동을 멈출 수 없다. 검은 사막 같은 나라를 지켜만 볼 수는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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