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환영하지만 그래도 불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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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가격 인상 환영했지만 마냥 반길 수만 없는 증세 도미노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담배 가격 인상과 관련해서 상당히 시끌벅적해졌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당연히 인상되어야 한다. 아예 지금보다 더 올라서 담배를 사서 피우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같은 강한 어조로 찬성하기도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우리가 무슨 죄인이냐? 담배에 죄악세를 물려서 왜 자꾸 세금만 더 거두어가려고 하느냐?"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금 국민 건강 보험 공단과 담배 회사가 담배 소송을 맞붙으면서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이 '담배 가격 인상 논란'이라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나도 개인적으로 정말 담배 가격이 인상되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이다. 담배가 좀 더 비싸지게 되면, 돈을 아끼기 위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그래도 담배 피우는 사람은 아무리 담배 가격이 올라도 피운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담배 가격 인상과 함께 흡연율도 떨어지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담배 가격이 높게 책정될수록 어린 나이에 담배에 손을 대는 아이도 줄어들 수 있고, 작은 부담감 때문에라도 담배를 꺼릴 사람이 늘어날 수가 있다. 분명히 긍정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마냥 담배 가격이 인상되어 '드디어 길거리에서 담배를 함부로 피우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줄어들겠구나!' 하며 반길 수만 없는 게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증세 방안이다. 왜냐하면, 담배 가격 인상과 함께 지방세 증세를 위한 다른 세금도 단계적으로 올려가겠다고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하라는 부자 증세는 하지 않고, 서민 등골만 더 휘게 하는 정책이라 반갑지 않다.


 이렇게 정부가 증세하려는 목적은 부족한 지방 복지 예산을 메꾸기 위해서다. 지금 우리나라는 단계적으로 복지 제도를 늘려가고 있지만, 예산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상당히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 이는 무리하게 복지 제도를 시행했다는 비판도 할 수 있고, 그저 재정 확보를 사전에 똑바로 검토도 하지 않은 채 생색내기 복지를 실행했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과거 대선 후보 토론 때에 박근혜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지적했던 "증세 없이 어떻게 복지 제도를 늘릴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건 불가능합니다."라는 말에 "제가 대통령이 되면 한다니까요? 다른 데서 충분히 가져올 수 있습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대선 공약과 전해 반대로 결국 증세를 통해 부족한 예산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다. 그것도 '서민 증세'로 말이다.


 담배 가격 인상은 환영하지만, 그래도 불편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공약 파기'를 무슨 아이 장난처럼 일삼았고, 한다는 복지 정책 또한 조삼모사에 해당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세월호 사고 이후 신뢰는 땅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저건 하늘이 아니다. 내가 하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웃긴 건, 시민이 그걸 믿는다는 거다. 참, 기가 막혀서!


지방세 인상, ⓒJTBC


 증세는 분명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점차 노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에 그에 맞는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우리나라는 노령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데에 비해 출산율은 떨어지면서 경제 활동 가능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증세를 짊어지는 서민의 등골만 휘고 있다. 그러니 어찌 비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스갯소리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담배 가격도 오르고, 자동차 세금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고, 이것저것 다 오르는데… 왜 내 임금만 오르지 않지?"


 게다가 더 심각한 건 이런 증세만이 아니다. 국세로 운영되는 여러 국정 사업 중에서 일부를 떼어내 민영화를 하려는 시도를 보이면서 그냥 아예 이 나라 자체를 '상위 1%의 부자를 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작정을 했다. 세월호 사고를 가지고 싸우는 척하다가 자신들의 밥그릇 문제가 나오면, 언제 싸웠느냐는 듯이 서로 손을 맞잡으며 협력하는 모습을 보면 십 원짜리 욕이 저절로 나온다.


 지금 당장 먹고살기 힘든 우리에게 '미래의 복지를 위해 돈을 내놓아라.' 그런 말을 한다면, 거짓 모든 사람이 거부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증세는 어쩔 수 없는 항목이다. 하지만 1%의 부자가 가진 99%의 돈에 증세를 하기보다 99%가 가진 1%의 돈에 증세를 하려고 하니 '먹고 살기 힘들다'는 시민의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왜 눈 뜨고 뻔히 이런 짓을 하는 걸까?


 거기에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돈이 결국 권력을 움직이고, 권력이 돈을 움직이는 '불편한 진실'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서민들을 향해 "너희가 노후 보장을 받고 싶으면 가진 것 반은 내놔!" 하면서 부와 힘을 가진 사람에게는 "여기 가만히 계십쇼. 제가 저기 가서 서민들 품속에 있는 것 달달 털어오겠습니다." 하며 거들먹거리고 있을 뿐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마냥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한 사람으로서 담뱃값 인상은 환영하고 싶지만, 그 문제를 가지고 서민 증세를 늘려가는 정부의 움직임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가진 자들의 부동산 가격을 떠받쳐주느라 거품도 제때 빼지 못하고, 금은보화가 가득한 호화로운 금고를 놓아둔 채 왜 거미줄이 뒤엉킨 헛간에서 돈을 찾는가?


 게다가 그런 정부를 지지하는 서민층 또한 더 이해할 수 없다. 지금 두 눈 시퍼렇게 뜨고 팔다리만이 아니라 오장육부마저 다 뺏기고 있음에도, "박근혜 대통령 눈물 봤어? 나도 눈물 나더라. 세상에 저런 대통령이 어디 있니!"하고 있다. 참, 기가 막힌 세상이다. 30년 전으로 되돌려 놓은 나라 속에서 몽상에 빠진 이 시민이 있는 한, 더 나은 내일은 머나먼 이상향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담배 가격 인상을 환영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너무 불편하다.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한국의 모습을 이번 지방 증세 도미노 조짐에서 볼 수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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