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최초의 한국인 엔지니어가 들려주는 이야기

반응형

구글러이자 시골러인 이준영이 말한다. "구글은 SKY를 모른다"


 '구글(Google)'이라는 회사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최소 지금 인터넷에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는 한 명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를 우리 국내 검색 포털 사이트를 통해 들어온 사람이 있을 것이고, 구글을 통해 들어온 사람도 있을 테니까.


 이 구글이라는 회사가 인터넷 검색 로직을 작성하거나 구글 애드센스를 만들거나 구글 맵스를 통해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을 알지만, 정확히 이 '구글이라는 회사가 무엇을 이념으로 해서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자세하게 아는 사람은 많이 없을 거다. 지금 글을 쓰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이 구글이라는 회사가 얼마나 멋진 회사인지, 구글이라는 회사가 직원들(구글러)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멋진 투자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 들어가서 일해보고 싶은 꿈의 기업'이라고 말하는 것이니까.


구글 캠퍼스, ⓒ구글 검색


 지금 눈을 감고 한 번 상상해보자. 구글에서 '구글 본사'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정말 멋진 건물을 볼 수 있다. 그 건물에서 내가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건물 내 어디에서 노트북을 펼치더라도 그곳이 사무실이 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말이다.


 가만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바보 같은 웃음이 지어지지 않는가? 우리가 한국에서 경험하는 폐쇄적인 문화를 고집하는 전형적인 기업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기업. 그리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더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기업 '구글(Google)'이라는 회사는 우리에게 아득히 먼 아발론 같은 머나먼 이상향의 존재다. 우리가 사는 한국의 삼성이라는 기업에 들어가는 일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그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인 구글 본사에 들어가는 일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대체로 많은 사람이 몸서리를 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도 않을 그런 장벽을 떠올리며 '나는 절대 구글에 들어갈 수 없을 거야. 명문대생도 아니고, 영어도 못하고-'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가 다반사다.


구글은 SKY를 모른다, ⓒ노지


 그러나 그런 꿈만 같은 기업 구글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엔지니어는 "누구나 할 수 없기도 하지만, 누구나 할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어느 성공한 사람이 그렇듯이.) 그리고 그가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 한 권 있다. 바로 위에서 볼 수 있는 《구글은 SKY를 모른다》라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건 어머니로부터 "지금 TV에 김해 출신 구글 엔지니어 이준영이 나오고 있다. 한 번 봐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비록 TV로 그 이야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인터넷 서점에 검색을 해보니 저서가 나와 있어 호기심으로 책을 구매해서 이렇게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첫 시작은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이준영이 함께 일하는 다섯 명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절대 명문대를 나온 엄친아가 아니라도 구글에서 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야기인데, 대체로 짧게 구성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는 동안 '역시 구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조금 낙담하기도 했지만. 그 다섯 명의 이야기에서 읽을 수 있는 '열정이 있으면 도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학교를 목표로 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는 대입준비를 하는 상황에는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명성이 없는 학교에서 잘하는 것보다는 명성이 있는 학교에서 잘하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나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지적하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문제는 목표 자체에 있다.

명문대에 입학해서 얻는 이득을 다름이 아니라 그 명문대에서 제공하는 좋은 교육환경이다. 뛰어난 학생들과 부딪히고, 때로는 서로 도우며 얻는 지식. 그것이 진정한 가치인 것이다. 명문대학이 '명문'이 된 이유도, 그 학교의 이름을 멋지게 지어서가 아니라 뛰어난 교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그 학교가 쌓아온 교육의 노하우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가령 '나는 어디어디에서 몇 등으로 인정한 명문대학에 입학한다'는 목표로 공부한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에 빠져 100퍼센트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공부에 소홀하여 어중이떠중이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심지어는 좋은 학점으로 졸업하더라도 풍부한 지식을 쌓지 못하고, 심한 경우에는 목표를 상실하여 심리적인 방황을 겪기도 한다. '명문대 꼴통'들이 다량으로 양산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맹목적으로 명문대 타이틀만 목표로 하였다가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한 학생들은 쓸데없이 자존심에 상처만 입고 위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중략)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단지 주위의 라이벌들과 부질없는 자존심 싸움이나 벌이고, 부모님이 바라는 명문대학 타이틀에 맹목적으로 집착하기보다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공부가 무엇이고, 그런 공부를 하기 위한 최적의 대학은 어디이며, 그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식으로 판단하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학교에 들어가더라도 어떻게 목표를 잡았는가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p33)


 위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읽은 부분 중 하나다. 우리는 늘 목표 없이 그저 '성공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성공을 좇는데, 이런 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당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게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구글은 SKY를 모른다》라는 책 전체를 통해서 저자가 꾸준히 반복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해서 저자 이준영이 어떻게 구글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지, 그리고 구글에서 무엇을 바라보며 일을 하고 있는 지를 읽어볼 수 있다.


 뭐, 책의 초점이 '구글러 이준영'에게 맞춰져 있기에 '구글'이라는 기업에 대해 자세히 읽어볼 수 있는 책은 아니기에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의 이야기 속에서도 구글의 면접에 대한 이야기나 구글러의 스타일 등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 난 상당히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런 이야기를 기반으로 해서 우리가 가슴에 품어야 할 열정이나 비전이 어떤 형식으로 갖춰져야 하는데, 우리가 구글 같은 기업에 취업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를 읽어볼 수 있다. 그 한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이곳 실리콘밸리는 전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곳이다 보니 한국에서도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특히 전도유망한 젊은 엔지니어들이 원대한 꿈을 안고 건너오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대부분 엄마표 엄친아들이다. 서울 강남에서 나고 자랐고, 어릴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였으며, 과학영재고 출신에다가 화려한 대학 프로필까지 골고루 다 갖춘 인재들도 꽤 있었다.

이곳에서 빨리 자리 잡아 이름을 날리고, 창업해서 큰돈을 벌고 싶은 욕망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철철 넘쳐흐르는 젊은 친구들도 본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서 행복한 느낌을 찾기가 어려웠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의 대열에서 한 번도 낙오 없이 성장해왔고, 엘리트의식에 사로잡혀 한 치의 실수나 단 한 번의 실패도 하지 않겠다는 의욕에 불타오른 듯이 보였다. 그들에게서는 이해와 용서 그리고 양보의 미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온통 '꿈과 성공'이라는 화려한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다. 행복해질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것은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 (p44)


어느 구글러와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정시에 칼퇴근하고 그 이후에는 전혀 업무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을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아무리 바쁘게 일을 하고 업무량이 많더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구글러들은 일과 삶의 밸런스를 시간 개념으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과 자기 결정력에 따라 구별한다. (p222)



 구글러가 말하는 어떤 특별함은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우리가 평소 읽어볼 수 있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저서 같은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책 속에서 간간이 읽어볼 수 있는 구글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글에서 일하는 한국인 엔지니어 이준영 씨는 이 책을 통해 딱 하나의 강한 메시지를 우리 독자에게 전한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성공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한다는 건 옳지 못하다. 지금 당장 큰 꿈과 목표가 없더라도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며 도전하라."는 것이다.


 글쎄, 내 마음대로 축약한 것이기에 그의 의도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그런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까지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들고, 즐겁게 하자고 했으니까. 나도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렇게 살고 있고.)


 지금 한국에 살면서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획일적인 꿈을 강요받는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은 남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렇게 될 수 없어.'라며 포기하지 말자. 포기하지 않고,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멀게만 느껴지는 '구글'이라는 그런 멋진 일에 가까워질 수 있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가 말한 "구글에는 많은 한국인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뽑을 때 학력을 본 것이 아니라, 그들이 미래를 만들어갈 잠재력을 보았다. 이 책은 한국 젊은이들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말처럼 책이 도움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이어트 10킬로그램을 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우선 일주일에 한 번은 건강식으로 아침을 먹겠다"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창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 "일단 한 명의 사업가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라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

디지털 세상의 부작용 중 하나가 작은 성취를 무시하고 대박의 꿈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따금씩 신문에서 소개되는 벤처 신화가 우리 젊은이들의 꿈과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의 성공 뒤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노력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공이 아니라 감춰진 노력과 흘린 땀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수백 억의 대박 신화만을 쳐다보고 있으면 안 된다.

내가 하는 일이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해도 반드시 의미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의미를 모르면 스스로를 작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며, 이는 일을 하며 느낄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 작은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행운을 붙잡고 성공을 이룰 수 있겠는가? (p210)


남을 의식하면서 공부한 사람은 회사에서도 남을 의식하면서 일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그들이 향하는 목적지로 아무런 의지 없이 가게 되면, 사회에 나와서도 다른 사람들만 쳐다보면서 그들의 뒤만 따르게 된다. 그러면 결코 열등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불행하게 살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들고, 그 일을 즐겁게 하자. 한 번의 대박을 꿈꾸지 말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나가자. 그러면 어느 날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236)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