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경품 사기 사건, 예측할 수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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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 이벤트로 유혹해 모은 개인정보를 팔고, 경품을 빼돌린 홈플러스 경품 사건


 얼마 전에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홈플러스 경품'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와 있었다. 매번 그런 경품 이벤트를 볼 때마다 '사기 같다'는 생각을 했던 나였기에 어느 정도 내용을 짐작하며 기사를 검색해 읽어보았는데, 역시 기사의 내용은 홈플러스에서 진행했던 그 경품 이벤트가 시가였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홈플러스는 수천만 원 상당의 경품을 걸고 행사를 벌였지만, 1등과 2등 당첨자는 경품을 받기는커녕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는 거다. 더욱이 홈플러스 직원이 프로그램을 조작해 경품을 같은 직원이 당첨되도록 하고, 당첨된 외제 차를 중고차 매매를 해 현금을 챙겼다고 한다. 거기에다 경품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넘기기까지 했다.


 참,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이미 이런 대형 마트에서 열리는 경품 이벤트가 '완전 공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에 '짜고 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설마 설마 했었다. 그러나 역시 한국의 많은 기업과 정치인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버젓이 뒤에서 썩은 웃음을 지으며 시민을 상대로 잘도 사기를 치는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


홈플러스 경품 이벤트


 나는 이전에 블로그에 두 개의 글을 통해서 이 경품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한 적이 있었다. 경품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끈질기게 개인 정보 요구를 하는 업체와 게다가 동의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미동의 시 응모가 되지 않습니다.' 문구를 통해 경품 응모를 위해 무조건 동의를 하도록 만들어 놓은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당연히 그런 식으로 제공된 개인정보는 제 발로 굴러들어온 팔아먹을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었을 거다. 경품 이벤트에 당첨된 고객에게 경품을 지급하기는커녕 자기들끼리 돌려가며 당첨되도록 프로그램을 조작하고, 자신이 받은 외제 차 경품을 바로 중고차로 매매해 막대한 금액을 챙겼으니 아주 남는 장사다. 어찌 이윤 추구가 전부인 직원이 이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 (쉽지 않다.)


[일상 이야기/일상 다반사] - 경품 이벤트에서 볼 수 있는 불편한 진실

[일상 이야기/일상 다반사] - 경품이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심리


 매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경품 이벤트에 응모하는 사람과 홈플러스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나서 직원들로부터 '경품 응모해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응모한 모든 사람을 바보로 만든 거다. 누군가는 되지도 않을 경품 이벤트에 응모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이 바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뭐, 매주 로또를 사며 '1등 당첨'의 꿈을 꾸는 거나 경품 이벤트에 응모하며 '1등 당첨'의 꿈을 꾸는 건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로또 같은 복권 추첨은 언제나 공정하게 공개적으로 방송되며 그 당첨자를 선별한다. 그러는 점에서 어느 정도 공정성이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대형 마트의 경품 이벤트 같은 경우는 거의 비공개적으로 진행되어 당첨자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한다. 그러니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끈질긴 개인정보 요구와 동의에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의심과 거부감을 품고 있더라고 경품 이벤트에 응모하게 되는 건 사람들의 소비 심리다. '혹시 될지도 몰라'라는 작은 소비 심리와 함께 '홈플러스 같은 이름 있는 기업이 사기를 칠 리가 없어'라는 작은 믿음이 있기에 경품 이벤트에 응모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마 경품 이벤트에 응모한 많은 사람이 비슷한 경우이지 않을까 싶다.



 홈플러스는 그런 고객의 신용을 한 번에 저버리는 행동을 저지르고 말았다. 뭐,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며 불매 운동으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앞으로 홈플러스가 '고객들에게 다 드립니다! 경품 이벤트에 응모하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하는 이벤트에 고객의 따가운 시선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태껏 일어난 경품 이벤트에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한 직원의 일탈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홈플러스가 직원을 상대로 똑바로 윤리를 지키도록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홈플러스 본사 측에서 이런 이벤트를 할 때마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이런 범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기보다 허술하게 관리를 하며 그 안에서 일어날 범죄를 어느 정도 눈감아 줬다고 말해도 절대 반박할 수 없을 거다.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절대 쉽게 외부로 노출되는 일이 없는 것처럼, 폐쇄적인 공간에서 벌이는 그 추첨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이미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소비자가 '설마…'라는 의심을 품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홈플러스 직원이 '잘만 이용하면 이걸로 돈을 꽤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앞으로 홈플러스가 이런 이벤트를 통해 공정성을 확립함과 동시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과 달라져야 할 것이다. 경품 이벤트 추첨을 할 때에는 최소한 인터넷 생방송을 이용해 하던가… 아니면, 투명한 시스템을 확립해 절대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경품 이벤트에 미련을 두지 않는 사람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뭐, 요즘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한두 번인가?'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건 큰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일어나는 시스템 구조의 허약성이 만든 심각한 문제다. 사소한 곳부터 이런 문제를 고칠 수 있어야 큰 문제도 고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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