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하게 왜 배 이름도 세월호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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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많은 사람의 세월을 앗아간 배, 그 이름도 세월호라니…


 어제 하루는 어디를 가더라도 TV를 통해서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긴급 특보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이 처음 보도가 되었을 때에는 언론에서 '전원 구조!'라는 말을 떠들어대더니 시간이 갈수록 그 말과 완전히 정반대로 구출된 사람은 1/3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였다. 특히 세월호 승선인원 약 460여 명 중에서 수학여행을 가던 350여 명의 학생 중 약 75명이 구출되었다고 보도되며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탄식하게 하였다.


 물론, 다른 사람의 목숨도 소중한 건 마찬가지이지만, 이제 인생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목숨은 어찌 말해야 할까. 뭐라고 말하고 싶지만, 난 도무지 그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 게다가 뉴스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모습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런 모습이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많은 부모가 이번 사건을 '내 아이였다면…'이라고 자신도 모르게 상상하다 소름이 돋았을지도 모른. 그만큼 아이들의 절망적인 소식은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연합뉴스


 게다가 빌어먹을 이번 사건의 배 이름도 하필이면 그 많은 이름 중에서 '세월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배였다. 많은 사람의 세월을 담은 배 세월호는 그렇게 사람들과 함께 침몰하고 말았다. 아직 뉴스에서는 작은 희망이라도 버리지 않은 채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미 그 확률은 상당히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 '에어포켓'에 유일한 희망을 품고 생존자 수색을 한다지만, 과연 몇 명이나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글쎄, 내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고 비판을 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뉴스에서 보도된 한 사례 중에서는 이 에어포켓에서 한 남성이 60시간가량을 버텨서 극적으로 구출된 사례가 있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 명에서 두 명 정도의 소수가 남았을 때 해당하는 사례일 뿐이다. 이번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배에서 제대로 탈출하지 못한 채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그곳에 에어포켓이 있다더라도 여러 명이 버티기에는 산소의 양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건 분명하다.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 중 살아남아 있다며 구출을 부탁하는 메시지가 개인 메시지와 SNS를 통해 올라왔다고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에어포켓에서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일은 길지 않다. 하루속히 구조 작업과 인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마지막 희망의 끈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생존자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그 명을 다할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도하는 것 뿐이다. 평소 신은 믿지 않지만, 나약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제발 한 사람이라도 더 무사할 수 있기를….'라며 비는 것 뿐이다. 굳이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도 이 마음은 다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오늘 아침도 뉴스를 보며 조금이라도 더 빨리 구조 작접이 진행되어 살아있을지도 모를 사람을 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우라질 '세월호'라는 이름을 가진 배야.

 바다에서 잠을 청하는 네 이름이 어찌 야속하게 세월호란 말이냐

 무심도 하구나. 어찌 네 잠에 짧은 세월밖에 보내지 못한 사람을 데려가느냐

 

 세월호야,

 아직 살아갈 세월이 더 많이 남은 사람을 놓아주렴.

 부디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세상에 다시 내보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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