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아이들은 주저 앉아 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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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일상이 되어버린 가정폭력, 혹시 우리 집도 그런 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여러 사건·사고 중에서 사람들이 '잘못'인지 모르는 심각한 사건이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글쎄, 사람마다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가정폭력'이 바로 그 사건이 아닐까 싶다. 이 가정폭력은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서 너무 지나치게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어 사람들이 '이게 폭력이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가정폭력은 알게 모르게 자주 발생할 때가 많다.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먼저 아래의 글을 읽어보자. 아래의 글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과거의 내 경험을 토대로 하나의 픽션이다. 이혼 가정이나 부부 갈등을 겪는 집에서 자란 사람들은 꽤 비슷한 일을 자주 맞닥뜨렸지 않았을까 싶다.


어젯밤 또 엄마와 아빠가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싸움을 했다. 그릇이 날아다니고, 칼로 협박하고, 서로 다 죽자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폭력이 오갔다. 철수는 방문을 닫고 우두커니 컴퓨터 앞에 앉아 어쩔 줄 몰랐다. 이 경우 경찰에 신고해야 하지만, 지난번에 신고를 하였을 때 대응을 똑바로 하지 못해 흐지부지 넘어가고 만 것이다. 이제 경찰에 신고는커녕 그저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학교 숙제는커녕 평소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하던 온라인 게임도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냉랭해진 분위기 속에서 모두 각자 따로 넘어가지도 않는 아침을 먹은 철수는 서로 죽일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를 보며 한층 더 괴로운 기분으로 학교에 갔다. 학교에서도 어제의 일이 떠올라 도무지 친구를 만나더라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으며,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어 마음 한구석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위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목격할 수 있는 가정폭력의 종류는 몇 가지가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은 보통 가정폭력이라고 말하면, 신체적으로 폭력만을 손꼽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가정폭력은 단순히 신체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정서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것 또한 전부 가정폭력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는 이 글의 제목을 '가정폭력, 아이들은 주저앉아 볼 수밖에 없습니다.'로 적었다. 이 말에서 볼 수 있듯이 부모가 서로를 향해 시퍼런 칼날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다툴 때, 아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조금 철이 들어서 하지 말라고 말리면, 오히려 신체적 폭력이 돌아오기에 아이들은 그저 바깥에서 방황하기 마련이다.


 이게 모두 가정폭력이고, 부모가 자식을 눈앞에 두고 싸움을 한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얼마나 비참한 기분이 들게 하는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 부모가 서로 삿대질을 하고 있을 때, 그저 밑에서 눈물 맺힌 눈으로 우두커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이의 심정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았을까. 아이의 가슴에 드는 그 피멍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았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거다. 그랬다면, 절대 인간으로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없을 테니까.


 단순히 부부싸움 이외에도 우리나라에는 가정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벌어지는 일이 너무 많다.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집으로 돌아와 자녀에게 공부하라며 고함지르며 잔소리를 하는 것도 가정폭력이고, 밥 먹을 때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것도 가정폭력이고, 서로에게 작은 인사를 하지 않는 것도 가정폭력이고, 공부만 하라며 자유롭게 놀 시간을 뺏는 것도 가정폭력이다.


 도대체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걸까?


 그 이유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평등'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 인터넷 뉴스를 통해 드물지 않게 접해보았으리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너무 많은 것을 억지로 시킨 나머지 두 사람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을 일으켰다는 일을 말이다.


 이건 부모가 자녀를 '내 아이라 내 마음대로 하는데 다른 사람이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으로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비롯되는 일이다. 서로 간의 존중과 배려가 없으면,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부부간에도 같이 발생하기에 부부싸움부터 시작해서 자녀에게 손찌검을 하는 학대까지 발전하는 거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갖춰져 있다면, 가정폭력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서로 간의 상하관계가 분명한 것이 아닌,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수평적 관계를 맺고 평등해질 필요가 있다. '내 자식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 '나랑 결혼했으니까 무조건 나랑 맞춰야 한다.'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행복한 가정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런 가족은 폭력과 살기만 넘치는 비참한 가족이 될 뿐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정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폭력'이라는 기본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가정폭력은 신체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정서적으로 불안감에 시달리고, 괴롭게 하는 것 모두가 가정폭력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혼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일탈 청소년의 범죄 소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모두 가정폭력이 낳은, 하나의 부산물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부디 가정폭력에 대한 재고를 통해 작은 것부터 바로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내가 이 같은 글을 쓰게 된 건 얼마 전에 아이패드 'TEDAir' 어플을 통해 들을 수 있었던 한 테드 강연이 계기가 되었다. '에스타 솔러'의 '우리는 어떻게 가정폭력에 변화를 일으켰는가?'는 강연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우리나라 사람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우리나라 내에서는 '쉿쉿'하며 가정폭력을 숨기는 가정이 많고, '폭력'으로 인지 못 하는 가정도 많다. 이 인식이 바뀌어야 우리나라 내에서 '가정폭력'이라는 단어를 떨쳐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시사 이야기/학교와 교육] - 내 아이가 왜 폭력적인 아이로 변했을까?

[시사 이야기/학교와 교육] - 지식콘서트 내일, 교육의 내일을 말하다

[시사 이야기/학교와 교육] - 부모님의 욕심으로 마음이 병드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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