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이 우리 사회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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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학교 2013이 우리 사회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서 호평을 받으며 방영되었던 드라마 학교 2013이 끝을 맺었다. 그 끝도 기존에 드라마 학교 2013이 가졌던 본 의의를 져버리지 않고, 아주 훌륭히 완성하면서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딱 정해진 결말'이 아니라 '열린 결말'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학교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 결말이 상당히 좋았다.


 아마 많은 사람이 마지막 화는 더 관심을 두고 보았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마지막 화에서 한 번 더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몇 가지가 있었다. 평소 학교생활을 편안하게 하였거나 학교와 관련한 문제에 관심이 적은 사람은 단순히 '드라마'로서 보았겠지만, 나처럼 '학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드라마'이기 이전에 '하나의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으로 보았다. 그래서 볼 수 있었던 몇 가지 메시지가 있었다. 오늘, 나는 드라마 학교 2013 16화(최종화)에서 우리 사회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이야기할 학교 폭력은, 아니, 가정에서 이뤄지는 것부터 시작하여 '폭력'이라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실체가 있는 것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 훨씬 많다는 사실과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드라마 학교 2013에서는 '길은혜'라는 가짜 모범생 캐릭터를 통하여 이것을 아주 잘 보여주었다.



ⓒ학교 2013


 나는 이전에 블로그에 언어폭력은 신체폭력보다 사람을 더 힘들게 하고, 피해자가 자살 충동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언어'라는 것을 통해 쉽게 상처를 받고, 쉽게 무너지는 존재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겠지만,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특히 확인도 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마치 진실인 듯 퍼뜨려 한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하는 '길은혜' 같은 학생의 행동은 피해자에게 정말 상상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고통이 따른다. 문제는 현실에서도 드라마 작중 인물인 길은혜처럼 전혀 잘못인지 모른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점은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 심각하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에 아이들도 어른들을 통해 배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니까.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면 자신이 미처 확인도 안 된 사실을 진실인 마냥 떠들고 다닌 적이 적잖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많은 부모가 "쟤 딱 보니 모자라는 놈이다. 절대로 친구 하지 마"라고 멋대로 판단하여 아이들에게 말하거나 "뭐? 또 쓸데없는 소리 하겠지. 공부나 해라!"라는 말을 너무 손쉽게 내뱉는다. 하나하나가 보이지 않는 칼이 있는 폭력이다.


 이런 언어폭력의 심각성은 '아, 이것이 잘못되었구나'는 사실을 깨닫는 데부터 시작해야 한다. 많은 부모가 아이의 말버릇이나 행동 습관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선생님들께 그 탓을 돌리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쭉 그 부모의 말버릇과 행동 습관을 보고 배웠다. 즉, 언어폭력을 일삼는 아이들을 그렇게 가르친 것은 바로 부모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길은혜도 그 부모가 처음부터 아이를 잘못 가르친 예에 해당했다. 드라마 학교 2013의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언어폭력의 심각성'과 '언어폭력은 어디서 나오는가?'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소박한 이슈/학교와 교육] - 아이에게 자살충동마저 느끼게 하는 언어폭력

[소박한 이슈/학교와 교육] - 어른들의 유치한 행동에 다치는 아이의 마음


ⓒ학교 2013


 그리고 드라마 학교 2013이 마지막 화에서 특히 잘 보여주었던 것은 바로 위 장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이 바뀔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은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는 강제가 아니라 진심을 통한 '소통'이라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드라마 학교 2013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인재 선생님과 강세찬 선생님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서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아마 드라마 학교 2013을 보면서 '나도 저런 선생님께서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사람이 적잖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 학교에서 소통이 일방통행식으로 일어나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서 제대로 된 소통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물론, 선생님만 아니라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오정호의 부모님은 주폭으로 그 문제가 심각했었고, 김민기나 송하경의 부모님은 아이의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김민기는 자살을 하려고도 했었으며. 송하경은 친구와의 우정에까지 부모가 간섭하면서 정말 심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이 모든 것이 쌍방향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일방통행식의 소통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니, 소통이 아니라 그저 '명령'에 불과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나 아이의 말은 귀도 기울이지 않은 채 "해라!"라는 말로 일단락 짓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드라마 학교 2013은 진심이 담긴 '소통'이 얼마나 아이를 토닥여주고, 힘이 되어 줄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드라마 학교 2013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드라마 학교 2013의 마지막 결말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그 열린 결말은 바로 우리 사회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끝나지 않는 종례의 뒷이야기를 쓰는 것은 우리다.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학교 문제와 아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어떻게 그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아가는지에 따라 그 결말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우리가 여기서 학교와 관련한 문제에 관심을 접어두게 된다면, 그 결말은 베드엔딩이 되어버릴 것이다.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우리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이번 드라마 학교 2013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 '공부, 공부, 공부'만 반복하며 아이를 달달 볶고 있었던 많은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이제는 아이의 처지가 되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학교와 공부는 높은 성적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드라마 학교 2013이 우리 사회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처럼, 우리 사회에 정인재와 강세찬 같은 선생님과 부모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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