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왜?

반응형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 생각,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빈곤 해결도 없다!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그렇게 부자도 아니지만,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수십억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는 집과 그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보통 우리는 집도 없거나 하루하루 먹고 살기가 어려운 사람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정의를 하자면 지금 우리 주변에도 그렇게 가난한 사람이 적잖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평범하게 삶을 사는 우리 주변에서 부자는 너무도 극소수이고, 가난한 사람은 너무도 많다.


 물론, 누군가는 "그래고 지금 당장 굶어죽지 않고, 먹고 살 수는 있으니 그나마 다행 아니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맞다. 실제로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기 위해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거나 이 글을 읽기 위해서 인터넷에 접속해 있을 때에도, 아프리카와 같은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먹을 것이 없어 누군가는 굶어 죽고 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은 '너무도 가난한 사람들' 혹은 '빈곤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 사람들보다 질이 높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가난이 무서운 것은 계속해서 인류가 살아가는 데에 큰 문제가 되고, 그 가난이 나를 덮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금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부자에서 순식간에 노숙자로 바뀌는 때를 겪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IMF 때 그렇게 극심한 혼돈기를 겪었었지만, 지금도 경제란 속에서 그러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사람들이 가난해진 이유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해서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난한 것이 합리적인 선택을 못 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다 보니 그렇게밖에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의 제목처럼 가난한 사람이 부유한 사람들보다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것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아주 단순한 이치다.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일단 그것의 효용성을 따져보기 전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많은 물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그렇게 구매한 물품 중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물품은 작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 자신들이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그것의 효용성과 가격비교를 통하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적기 때문이다.


 

반값 도시락의 쟁탈전을 묘사, ⓒ도시락전쟁


 소비능력이 적다면 반값 세일을 노리거나 특가 세일을 노려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소비능력이 부유한 사람들보다 훨씬 제약적이기 때문에,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바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가난한 사람이 왜 부유해지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말이다. 많은 사람이 곧잘 가난은 대물림되기가 쉽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위 의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한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 책은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제목의 책으로서 차세대 노벨경제학상 후보들이 15년간 40여 개국의 빈곤 현장을 돌며 실시한 생활 밀착형 연구가 담겨 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자연과학의 무작위 대조실험을 경제학에 적용해 빈곤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효과적인 원조 방법을 과학적,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책이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노지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흥미롭다.'라는 감정이었다. 보통 이와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들은 제도적인 결함을 먼저 지적하면서, '제도를 어떻게 고쳐야만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책을 딱딱하게 보고, 상당히 꺼리는 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더 흥미롭게 가난의 이유에 접근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왜 가난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에 어떤 배경이 작용하였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그 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왜 가난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 수 있다.


 게다가, 그 분석을 몇 가지 사실과 배경에서만 제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여러 현실적 배경과 제도를 바탕으로 '가난'이라는 것을 연관 지어서 모든 것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 교육 시스템, 왜 가난할수록 아이를 더 많이 낳는지, 아이의 성별을 선택하는 부모들의 특성 등 여러 가지 배경을 기반으로 말이다.


 또한, 마지막에 해당하는 '결론: 가난의 이유를 알면 길이 보인다.'에서는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아마 정치와 경제 부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이때까지의 어설픈 빈민구제 정책이 아닌, 더욱 확실히 빈민을 구제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다른 책보다 훨씬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조금 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종류가 종류이다 보니 흥미롭기는 하나 재미가 없고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지루함을 조금씩 딛고 계속해서 읽어나가다 보면, 책의 끝에 다다라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을 것이다. 뭐, 평소 경제학과 '어떻게 서민을 구제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가난을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 사람이라면, 정말 빨리 이 책을 읽을 수가 있을 것이다.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