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여고생 자살, 왜 그래야만 했을까?

대전 여고생 자살, 왜 그래야만 했을까?



 어제 각 포털 사이트에 '대전 여고생 자살'이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로 순위에 올랐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에 머물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정말이지 안타깝기 그지 없는 사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사자를 자살로 내몰았던 사람들에게 그저 분노만이 느껴지는 사건이기도 하다. 


4층을 누르고 뒤돌아 있던 여고생이 다시 14층 버튼을 누르는 모습(사진 오른쪽)


 인터넷 기사에서 본 사건의 전말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이렇다.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기사의 내용을 발췌하여 참고하였으니, 아래의 글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지난 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의 한 여고생 사건이 인터넷상에서 재점화되고 있다. 유족들이 여고생의 억울한 사연을 올리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아울러 이 여고생이 아파트 14층에서 투신하기 직전에 탔던 엘리베이터의 모습도 CCTV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여고생의 친척 오빠라고 밝힌 A 씨는 ‘대전 D여고 자살사건에 대해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자살한 여고생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이러한 사실을 교사에게 알리면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교사는 “너희들의 문제는 너희들끼리 풀어야지 내가 개입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는 학우들의 따돌림과 교사의 무관심이 자살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동생을 따돌렸던 학생들의 진술서와 통화내역 등 증거물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족들에 따르면 왕따를 시켰던 친구들이 “죽어”라고 말하자 “좋아 내가 죽어줄게”라고 답했고, 이에 친구들은 또 “니가 죽을 수나 있을까”라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4층 버튼을 누르고 무언가 고민하는 듯 한바퀴를 돌더니 이내 14층 버튼을 재차 누르는 모습과 함께 거울을 보며 서 있다가 4층에서 문이 열리자 닫힘 버튼을 누른 후 14층에서 내린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이 CCTV 영상은 여고생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이런 사건과 영상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이것은 자살이 아니라 엄연한 살인이다”고 분개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아무리 사회가 개인주의적으로 바뀌고 남에게 신경을 안쓴다고 하지만 교내 왕따 문제를 어떻게 교사가 모른 척 할 수 있느냐”면서 “사회적 문제를 지도하고 풀어주지는 못할 망정 지도를 하지 못했다면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이번 사건이 고위층 자녀의 자살이었다면 단순히 왕따 문제를 사회적 문제라고 치부하고 그냥 넘어갔을까”라고 비판해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트위터 상에서도 이번 ‘대전 여고생 자살’ 사건은 큰 화두가 됐다. 다수의 트위터리안들도 화를 참지 못하면서 격한 발언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명백하게 수사하고 철저히 조사해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단순 자살이 아니라 분명한 타살이다”고 말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한편 극단적인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피해 여고생은 지난 3일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출입구 지붕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뛰어내린 것으로 보이는 14층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메모와 가방, 신발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가장 끔찍한 것은 바로 이 학생이 이러한 결심을 한 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선생님이나 급우들이라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학교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도 이 학생처럼 이러한 상황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라 내가 이때가지 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언급했었던 나의 과거 이야기이다.

 아마 이 학생이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 것은 정말 큰 결심을 하고 했을 것이다. 보통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생님께 어중간하게 조력을 요청했다간, 오히려 더 큰 화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아이들이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그 문제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 다달아 있으며, 조속한 조취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사는 학생을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이 당시에 그 학생의 가슴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집단구타를 당해서 학생부에서 경위서를 쓰고 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 달려와서 바로 그 자리에서 경위서를 찢어버리고 나에게 발길질을 하면서 "니 인생 하나만 망치면 되지. 다른 애들 인생까지 망치려고 그러냐?"라고 말했을 때,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사람이 다 나를 경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는 이렇게 살 수가 없다. 이렇게 사느니, 그냥 죽는게 낫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아마도 이 여고생 또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 여고생에게 필요했던 것은 단순히 작은 도움의 손길이었을 텐데…. 자신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주변 사람이 미워지고,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자신도 미워져 그러한 불우한 결단을 내리지 않았나 싶다. 


 사람은 육체적인 고통을 어느정도의 선까지 참을 수가 있지만, 마음이 무너져버리면 사람은 끝없는 절망에 빠지게 되어버린다. 자신을 지탱해 줄 수 있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결국에는 '자살'이라는 불행한 결심을 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 여고생이 선생님께 조력을 요청한 것은 당장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은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지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선생님마저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이 들고, 급우들에게서는 "죽어"라는 말을 듣고, "좋아, 내가 죽어줄게!"라고 으름장을 놓더라도, "니가 죽을 수나 있을까?"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하나하나 정리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아이들이나 선생님께 반드시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말겠다는 그러한 결심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그 결심이 행동으로까지 옮겨져 버렸고,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버린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그 여고생의 심리를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나도 그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충동적으로 자살을 생각했던 때에 나도 이러한 상황에 처해져있었고, 비슷한 고통을 겪었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그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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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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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22 11:30 신고

    저도 기사 봤습니다.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만약 저 선생님과 관련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 같네요.
    갈수록 세상이 무서워요....

  • 2011.12.22 13:26 신고

    너무 안타깝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청했는데도 외면해 버리는 선생님...그리고 죽음으로 몰고 간 친구들...어찌하면 좋을까요?

    • 2011.12.22 20:30 신고

      어찌하면 좋을까요...
      정말 그 아이들도 제발 똑바로 좀 배우고,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을 하여야 할텐데….

  • 2011.12.22 14:22 신고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저 순간에 조그만 도움의 손길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저런 극단적인 상황으로는 가지 않았을텐데,,,
    안탑깝네요.

  • 2011.12.22 14:42 신고

    따돌림도 따돌림이지만, 교사가 학생의 고민을 단칼에 거절했다는게 가장 어이가 없네요. 이미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한 상태에서 교사가 말한대로 "너희들은 해결하라" 상태는 이미 지났는데, 교사는 상황 판단 드럽게 못해서 애 하나 자살로 몰고 갔군요.

    • 2011.12.22 20:30 신고

      그렇죠.
      무조건적으로 과격하게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화가 나지요.

  • 2011.12.22 15:18 신고

    분노에 치가 떨립니다..

  • 2011.12.22 16:12 신고

    요즘은 어찌된 판인지 교사같지 않은 교사가 너무 많아요. 교권이 무너지네 어쩌네 하지만 교사들도 문제가 많죠. 교사도 교사지만... 요즘 애들 너무 무섭습니다. 자식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학교보내기가 겁나네요.

    • 2011.12.22 20:31 신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데
      무조건 학원만 보내면 그걸로 부모의 의무는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 2011.12.22 16:49 신고

    노지님께도 그런 억울한 사연이 있으셨군요.
    너무 안타깝습다.
    세상이 이렇게 차갑게 인간적인 면모를 잃어 간다는 것이요.
    글 잘 읽었습니다.

  • 2011.12.22 17:29 신고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보였더라면...하는 생각이 듭니다.
    안타까워요ㅠ.ㅠ

  • 2011.12.22 17:36 신고

    어린 새싹이.. 짦은 생을 마쳤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 정의의심판자
    2011.12.22 17:37 신고

    이거는 자살이 아닙니다..
    같은반 학생들과 선생님이 짜고 친 살인사건입니다.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인이 된 여고생에게는 더욱더 화가나는 일일것입니다.
    왕따를 시킨 친구들은 그렇다한들..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단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을 뿌리친다는게 말이 됩니까?
    정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에 이런일이 없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 이런 심정
    2011.12.22 18:18 신고

    이런 사건이 더 이상 일어 나지 않았으면 하네요
    왕따를 시키는 학생과 학부모 선생의 무관심은
    한 아이를 벼랑끝으로 몰아 넣으 거지요
    선생도 처벌해야하고 교장도 처벌해야하고
    아이들 또한 용서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이 드네요
    예수님은 7번씩 오른쪽 뺨을 대라고 했지만 이건
    용서를 할 수가 없는 거같아요
    한생명이 이세상을 떠낳잔아요 용서가 절대로 안될거 같아요
    이젠 우리나라뿐아니라 세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 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 빵셔틀
    2011.12.22 18:42 신고

    왕따, 집단 폭력 뿌리 뽑자고 한지가 언제인가 된것 같은데
    역시 말뿐이었군요...
    이 사건도 머지 않이 묻혀질까 염려 쓰럽습니다

    • 2011.12.22 20:35 신고

      검색어에서는 사라지고, 네이버에서는 블로그 포스팅 자체가 제제를 당하고 있더군요.

  • 곽현수
    2011.12.22 18:57 신고

    너무도 가슴이 저려옵니다.. 어린학생의 좌절과 절망 그리고 당시에 멍하고 텅빈 마음이 저의 가슴속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 2011.12.22 19:18 신고

    안타까워요.
    자살할 용기만 있으면 왕따도 이겨낼수 있을텐데....ㅠㅠ
    노지님~2011 티스토리 우수 블로그 선정 축하드리구요.
    새해에도 늘 멋진 포스팅으로 만나뵙길 기대합니다...^^

  • 2011.12.22 19:55

    비밀댓글입니다

    • 2011.12.22 20:36 신고

      학생부 선생님이 그 선생님을 말리셨는데도...
      제가 정신병자라서 그런 거라고...
      지가 얻어맞고 사는게 문제지, 때리는 애들 잘못 아니라고 하더군요...
      내 참 어이가 없어서;

  • 나도왕따피해자
    2011.12.22 20:46 신고

    어제 저 뉴스를 보고서 세상이 정말 살기가 싫어지더군요. 중학교때 저도 왕따 경험있습니다. 그때 만일 나도 아파트 살았으면 지금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닐겁니다.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바뀌면서 날 미워하고 괴롭히던 아이들과는 자연히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 두달을 어떻게 견뎠는지 지금도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부모님도 몰랐고 선생님도 몰랐습니다. 당하는 사람의 마음은 아무도 모를겁니다. 실제로 괴롭히는 아이들조차, 자신들의 하는 짓이 얼마나 다른 사람을 죽음까지 몰아갈정도로 나쁜 짓인지 모릅니다. 저 여고생과 남은 부모님을 생각하니 어제 하루종일 그리고 지금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인간의 본성중에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세상이 싫습니다.

    • 2011.12.22 21:27 신고

      정말 경멸스럽지요.
      전 아직까지도 눈앞에 나타나면 당장 죽이고 싶다는 감정을 조절할 수 없을 정도의 그런 괴물들이 있습니다.

  • 나그네
    2011.12.22 23:42 신고

    지금의 학교라는 시스템이 계속 존속하는한 왕따는 이제껏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꺼라고 봅니다..

  • 2011.12.23 12:26 신고

    대전 여고생 자살 줄거리,가해자 신상정보 http://www.cyworld.com/01073767151
    (게시판에 있어요 많이 퍼가셔서 퍼트려주세요)

  • 슬픈 현실
    2011.12.23 22:23 신고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ㅜ.ㅜ
    그 여고생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오죽햇으면..이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져려 옵니다.
    저희 딸도 그런 경험을 했었지요~~
    정말 왕따당하는 것 그 마음 모르는 사람은 모릅니다.
    저도 선생님께 아이 몰래 도움을 청했지만 선생님은 무관심 했습니다.
    수학여행때도 그렇게 부탁을 하였는데..
    외롭게 혼자 다니는 아이를 한번 곁에 가 주지도 않았다고 합니다..ㅠ.ㅠ
    그 시절 수학여행 가기 싫다는 아이를 선생님께서 널 외롭게 안해주실거야~ 하고 위로하면 보냈던 제가 한심했습니다...


  • 한심해
    2011.12.24 08:39 신고

    자살한 사건들은 보도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걸 애들이 자꾸만 보니까 따라하고들 있잖아
    제 목숨 지가 끊는거는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보도를 통해서 알려지는게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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